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지음, 이정환 옮김, 금동원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나는 사실 자기계발서 류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이 좋은 글귀 구구절절 써놓은 것 보고 내 인생 달라질리 없고, 그깟 책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누가 못 쓰겠냐는 생각에서다. 내가 중학교에 올라갈 때 어머니가 공부를 천재적으로 잘한 아이의 비결이 담겨 있는 전형적인 자기계발서 책을 선물해 주신 일이 있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도, 책을 덮으면서도 오직 드는 생각은 '그래, 너 잘났다' 뿐.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 동기 부여가 되는 이들도 있을 테니 내 경우를 가지고 싸잡아 이야기 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동안 이런 책을 읽으며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마음의 양식이 될 책 한 권을 더 읽는 게 자기계발에는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 정도랄까.

<힘들 땐 그냥 울어> 도 자기계발서 분야에 속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그토록 꺼리는 분야.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책을 보는 순간 우선 제목이 마음에 확 와 닿았다. 힘들 땐 그냥 울어라. 나는 지난 3년 간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보다 더 많이 했다. 그러나 가슴을 쥐어뜯으며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생각만 했지 모두 흘려 버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힘들 땐 그냥 울어라. 그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다.

이 책의 저자는 스즈키 히데코, 일본의 수녀님. 수녀님이 쓰시긴 했지만 종교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무신론자라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수녀님이 주변에서 직접 경험하신 사소하지만 힘이 나는 일들과 마음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모음집처럼 수록되어 있다. 별로 어려운 내용이 아니므로 술술 읽혀서 단숨에 읽어 버리긴 했지만, 이따금 책장에서 꺼내 기분에 따라 읽고 싶은 이야기를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제 내 책장에는 앞으로 자주 손이 갈 것 같은 책 한 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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