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ALONE>

ALONE - 이 시대를 대표하는 22명의 작가가 쓴 외로움에 관한 고백
줌파 라히리 외 21명 지음, 나탈리 이브 개럿 엮음, 정윤희 옮김 / 혜다 / 2023년 6월

'ALONE'이라는 단어는 글자 모양과 내는 소리가 예쁘다

그 단어의 뜻과는 다르게 말이다

보통 우리는 고독이나 외로움을 부정적인 느낌으로 많이 생각하지만, 언제부턴가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나에게도 고독은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결혼 전에는 홀로 있는 시간이 참 싫었고 견디기 힘들었다

지금 와서 20대의 시간 중 가장 후회되는 부분을 꼽으라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소홀히 했고, 그랬던 시간조차 무의미하게 보내버렸던 것이다

나에 대해서 혼자 사색하고,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쌓아 가는 시간을 20대에 많이 보냈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훨씬 더 괜찮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는 22명의 작가들이 쓴 각자의 외로움을 보냈던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꽤 재미있는 일인데 그중에서도 누구나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이겨내며 삶을 살아간다는 건 나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구나 외롭다는 것, 그런 시간을 보내며 단단해진다는 걸 알아가는 것

이 적막함을 표현해 줄 적당한 언어를 갖고 있지 않았던 나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글들을 갈증을 해소시켜 줄 독한 술이라도 되는 것처럼 허겁지겁 삼켰다. 다른 사람의 말에 인질이 된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내가 밑줄을 그으며 반복했던 읽었던 구절들은 과연 그녀의 생각일까, 나의 생각일까?

-이윤 리 Yiyun Li

공감한다

마음이 허하고 내가 너무나 초라하고 작아져 버리는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그 무엇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건 책이다

특히 그전에 읽었던 책들에서 밑줄을 긋고 다이어리에 옮겨 두었던 영양 가득한 글들을 읽고 또 읽어서 마음의 구멍 난 부분들을 조금씩 메워간다

괜히 속상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상대방의 따뜻한 피드백을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괜찮은 방법이다

책으로 나를 고독과 외로움을 위로하는 것은 말이다

22명 작가들의 외로웠던 순간들과 그 시간들을 채워가는 일상을 볼 수 있었던 이 책을 읽고 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모두 외로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로 우리는 달라질 수 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