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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ㅣ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에 작가의 사진을 넣는 경우를 많이 보진 못했다.
작정하고 멋있게 찍은 사진도 아니고 이렇게 내추럴한 모습을...
다자이 오사무가 누구야?라고 물으면 난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말이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마지막에 성공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남자" 이 정도이다.
그런 선지식만을 가지고 다자이 오사무의 책 <인간실격>을 읽었다.
작년에 TV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과 아무 상관이 없다 했지만, 드라마에서 전도연과 류준열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마음 상태와 주변 상황을 담담히 내레이션 하던 느낌과 <인간실격>에서 요조가 담담히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느낌은 겹치지 않는다고 할 수가 없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나'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을 먹먹하게 했었는데 요조의 '나'에 대한 이야기도 한참을 멍하게 생각하게 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어두움과 우울함을 저 안에 숨겨두고 타인을 대하며 인간관계를 맺는다.
집에서의 '나', 사회생활하면서의 '나'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 내가 가끔은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런 가면없이 어디서나 하나의 '나' 살아가는 건 더 힘들 것이다.
주인공 요조 역시 너무나도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고 그런 자신을 역겨워하기도 한다.
타인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어찌나 날 것 그대로 표현했는지 읽으며 내 마음을 들켜 버린 느낌이 드는 건 무엇일까?
나 역시 타인에게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 정반대의 얼굴을 내밀고 그들을 대하기도 하니까...
인간에 대해, 언제나 공포로 부들부들 떨고, 또,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언동에 눈곱만큼의 자신감도 갖지 못한 채, 저 혼자의 오뇌는 가슴속 작은 상자에 감추고, 그 우울, 신경과민은 기를 쓰고 숨기며 오직 천진난만한 낙천성을 가장하여, 저는 익살스러운 괴짜로 서서히 완성되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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