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읽는 동안 시인님께서는 남은 생을 소중히 아끼며 하루하루를 살고 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무리를 잘 해내야겠다는 결심도-
시인님의 연세가 궁금하여 책날개의 시인님 소개를 보고 나이를 계산해 보았다
곧 여든을 앞두고 계신 시인님의 시에서는 담담하지만 그간 살아오시면서 쌓아오신 지혜가 담뿍 담겨 있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김혜자 님이 연기하신 옥동 역이 생각났고,
얼마 전에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님도 생각났다
그냥 죽음과 계속 연관하며 시를 읽어 갔던 것 같다
나는 여든의 나이가 되면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게 될까?
시간의 유한함이 더 생생하게 다가와 내 주변의 모든 것, 아주 사소한 작은 것들까지 소중하다 못해 아깝게 느껴지겠지
평소 조금은 미웠던 누군가에게도 사랑을 나눠주고 싶을 테고, 내가 늘 배우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열망도 더 강해질 테고,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으로 가슴이 저리기도 할 테고, 내 주변의 풀 하나도 소중할 것 같다
생을 마감하는 그 나이가 돼서야 가 아니라 지금부터, 당장 지금부터 그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하루하루가 알찬 인생이 될까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늘 남은 나의 생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뒤돌아서면 잊고 미운 것들, 싫은 것들을 생각하다 내 가슴을 더럽히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