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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프랑수아즈 사강의 하면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이다
그리고 더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정말 프랑스 여자같은 짧고 약간의 웨이브가 있는 윤기 있는 머리스타일이다
영화배우라고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예쁘장한 외모에 어울린다고 해야할까?
그녀의 소설 대부분은 연애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긴 호흡의 장편 소설보다 짧은 단편 소설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외국 소설의 경우 복잡한 이름의 소설 속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면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소설 속에서 길을 잃는다
단편 소설의 경우 그 작은 이야기안에 내가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길모퉁이 카페>는 저녁 시간 혼자 있을 때 몇 편씩 아껴 읽었다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책에만 집중해서 온 마음을 다해 읽었다
(비 오는 밤 스탠드 불에만 의지해 읽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p16,17
그런데 백미러를 확 잡아당기는 바람에 그가 보게 된 것은 모니카와 손깍지를 끼고 있는 스타니슬라스의 길고 야윈 손이었다. 제롬은 서둘러 거울을 들어 올렸고, 음악은 웬 미친년이 꽥꽥 질러대는 알 수 없는 끔찍한 소리의 연속으로 변했다
··· "아니, '토스카' 듣는 중이야."
"토스카라······. 어느 부분이야?" 스타니슬라스가 쾌활하게 물었다
"질투심에 불타 스카르피아가 마리오를 죽일 결심을 하는 장면이지."
단편 중 가장 첫 부분에 등장하고 나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줬던 <비단 같은 눈>
제롬이 자기 부인과 친구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게 된 저 장면과 듣고 있던 음악에 빗대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장면을 읽으면서는 심장이 쫄깃해졌었다(감정이입을 위해서 실제로 저 음악을 검색해서 들었다)
제롬이 계속해서 쫓았던 산양 한 마리, 결국 사냥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읽는 내내 그 산양이 부인 모니카를 의미하는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대부분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해서 뒷 부분이 궁금해지는 묘한 스릴도 있었다
'길모퉁이 카페'에는 오늘도 프랑스아즈 사강의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사랑으로 엉켜진 많은 인연들이 커피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앉아 있을까?
그들의 사랑이 모두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연애의 쓴 맛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한 소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