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람없이 산다 - 명함 한 장으로 설명되는 삶보다 구구절절한 삶을 살기로 했다
수수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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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여쁜 책을 어찌하면 좋을까

책을 손에 쥐자마자 "우우 와~너무 예쁘잖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유니크한 책 표지

게다가 표지를 넘기자마자 작가님께서 직접 그린 스티커 2장이 나온다

이런 책 속의 굿즈, 너무 행복해진다

아꼈다가 2022년이 되면 다이어리 쓸 때 써야지

알람 없이 산다고···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책이 알람을 '평소보다 1분이라도 더 일찍 설정해서 새벽 기상을 하라'라고 하는데

알람없이 산다니.

궁금하다, 작가의 삶이.

책 중간중간에 네 컷, 여덟 컷 그림글을 간간이 넣어 주셨는데 건빵 속의 별사탕 찾은듯한 느낌

오전의 뭉그적 시간이 없으면 그림도 그릴 수 없고, 강의를 할 수도 없다. 나의 하루 에너지는 뭉그적대는 시간에서 나오고 나는 그것을 '뭉그적 에너지'라 부르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는 늘 죄책감을 가지고 산다. _p65

난 내 패턴에 맞춰 늦게 일어날 거고, 늦게 잘 거다. 오전에는 여느 때와 같이 뭉그적댈 거고, 뭉그적 에너지를 통해 삶을 더 풍성하게 살아갈 것이다. 조금만 일하고, 조금만 벌어도 잘 살 수 있다. 느지막이 일어나 시리얼을 말아 먹고 느리게 커피를 마실 것이며 낮으 예쁜 빛을 받으며 산책도 할 것이다. 덜 열심히 살아서 더 행복한 삶. 나는 이 삶을 택했다.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래서 좋다. _p66

이 부분을 읽고 한참 멍해 있었다

머릿속에 박하향이 퍼지는 느낌

괜히 마음이 릴랙스 되는 이 기분은 뭘까

요즘 '열심히 살자!'라고 외치는 책 들을 많이 읽어서 내 몸의 세포들은 바짝 긴장해있었는데 그래서 조금은 나태해졌던 요즘의 내 하루를 반성하기에 바빴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괜찮아, 그렇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아"라고 다독여주는듯하다

근 40일의 병가를 받고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쉰 지가 한 달이 넘어간다

수술 후 후유증이 클까 봐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차근차근 잘 회복해 나가고 있다

오전 중에는 꼭 낮잠을 자서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했고 가족들 밥 챙기는 것도 조금은 소홀했었다 그렇게 지내면서도 '나 너무 게을러진 거 아닌가, 늘어난 내 체중이 말해주고 있잖아,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다짐했었는데···

나도 작가처럼 뭉그적 타임이 굉장히 필요한 사람이다

차가 속력을 바짝 내기 위해서 공회전 시간이 필요하듯 나도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음악을 듣던지 가볍게 멍 때리는 시간을 갖은 후 '자, 해볼까'하는 타입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뭉그저대는게 영 거슬릴 수도 있지만 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에너지를 응축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다

그리고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도 동감한다

작년부터였을까? 주식을 하지 않은 사람은 시대에 발맞춰가지 못하는 부류가 된 것 같은 분위기

그래서 나도 몇 번이고 '주식을 조금이라도 해볼까?'하는 마음이 여러 번 들었었다

워낙 소심 마인드라 내가 산 주식이 내려가면 어떤 마음 상태가 될지 나를 잘 알기에 시작하지도 않았었다

20대, 30대 초반은 나는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 욕심이 언제부턴가 없어지고 하나하나 내려놓는 나를 본다

누군가가 노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나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오빠랑 시골에서 폐가를 한 채 사서 우리의 생활 패턴에 맞게 수리하고 거기서 농사 지으며 살고 싶어요, 산속이어도 좋고 섬이어도 좋아요"라고 대답한다

조금의 거짓도 없이 우리 부부의 진심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자연스레 없어지더라

'열심히, 아침 일찍'에 중독되어 있던 요즘 내 머릿속을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환기 시킬 수 있었다

너무 나를 갉아먹으면서까지 열심히도 아니고, 너무 베짱이처럼 게으르지도 않은 나만의 삶의 속도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해본다

누구를 따라 하는 삶이 아닌 나만의 삶.



#라이프스타일

#나는알람없이산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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