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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평점 :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에게 쓰신 책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싶어 다이어리 도서 목록에 적어 놓았었다.
어찌하다 2021년이 다 지나가는 11월에 이어령 선생님의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김지수님과 함께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낸 책이라 읽는 내내 두 분의 옆에 앉아 강의를 듣는 느낌으로 읽었다.
머리가 복잡한 상태에서 읽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심오한 부분들이 많아 마음과 정신을 비우고 선생님이 책으로 전달해 주시는 모든 지혜들을 받아들이려고 2~3번 읽은 구절들이 많다.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가벼운 책이 아니라 마음으로 곱씹어야 하는 묵직한 책이다.
다음번 읽을 때는 밑줄 친 구절들을 필사하며 읽으려 한다.

첫 장의 첫 구절
"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
내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구절, 난 요즘 내 마음의 스승이 필요했다.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이냐 물으면 첫째가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이고 둘째가 나보다 더 현명한 누군가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하겠다.
누군가에게 내가 겪고 있는 고민을 얘기하고 조언을 얻고 싶을 때에 인생 선배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명사들의 강의를 찾아 듣기도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위로를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 나에게 가장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는 "책"이다.
특히 이어령 선생님처럼 정신이 단단하고 건강하신 분에게 그 어떤 부분이든 인생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는 건 내 삶에 좋은 영양제가 되었다.
나만 힘들지 않다는 것, 누구나 인생은 힘든 여정이고 그 여정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내 딸 민아는 죽기 전에 정말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네. 일 년간 한국에서 내 곁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지. 죽음에 맞서지 않고 행복하게 시간을 쓴 거야"
요즘 내 인생의 화두가 '건강, 죽음, 암'이다.
건강 염려증이 생긴 것은 30대 후반부터였다. 주변에서 암 투병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이어령 선생님도 말씀하셨듯이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요즘에 내가 그 1명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자주 엄습한다.
'내가 죽음을 앞두게 된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보내게 될까?'
죽음 앞에 무너져 하루하루를 두려워하며 보내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다 해도 그 짧은 시간을 충만하게 보내고 싶다.
죽음까지 생각을 넓히지 않더라도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잔잔한 파도처럼 무던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러려면 마음이 단단해야 할 테고, 단단해지려면 책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의 책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마음 시린 이 계절에 나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었다.
#교양인문학
#이어령의마지막수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