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코끼리는 무엇을 들었을까?
샤를로트 길랑 지음, 샘 어셔 그림, 김지연 옮김 / 반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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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첫인상은 평화로움이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엄마 코끼리의 표정이 어둡다. 반면 아기 코끼리의 표정은 천진난만하다.

이 코끼리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제목의 '들었다'는 귀로 무언가를 들었다는 뜻일까, 그들의 코로 무언가를 들어 올렸다는 뜻일까도 궁금해진다

그림책을 볼 때는 습관이 있다

일단 그림책 끝까지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그림을 본다

두껍지 않은 그림책이라 가능한 일이다

그림을 넘겨 보는 것만으로 대강 이 책의 내용을 그려볼 수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의 표정이 굳어진다

자연 파괴, 동물들의 살 공간.....이런 얘기구나

읽어보니 맞다

그림책의 글 밥까지 다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더 무거워진다

 





아기 코끼리는 지혜로운 할머니 코끼리,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사바나에 살고 있다

곳곳에는 동물들이 내는 소리가 전부였던 그곳에 언제부턴가 금속이 내는 날카로운 소리가 사바나를 뒤덮는다

그리고 어느 날, 아기 코끼리의 아빠는 밀렵꾼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언젠가부터 들려오던 그 금속 소리들이 결국 동물들에게 슬픔을 가져다준다

"이제 우리는 또 어떤 소리를 듣게 될까요?"

-본문 중에서

아기 코끼리는 여전히 동물 친구들의 소리보다 파괴적인 금속의 소리들을 더 많이 듣고 있겠지

이 이야기는 비단 코끼리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닐 거다

코끼리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두 가지 있다

얼마 전 다녀왔던 동물원 코끼리의 모습

아주 큰 덩치의 녀석은 좁은 울타리 안에서 홀로 먹이를 먹고 있었다

구석구석 가득한 배설물과 먹이가 뒤섞여 있는 아이러니

슬퍼 보이는 눈, 행복해 보이지 않는 느린 걸음걸이

유튜브에서 우연히 보게 된 코끼리의 사체 앞에서 브이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 밀렵꾼

그 커다란 코끼리는 밀렵꾼의 총알 하나로 생명을 잃었는데 인간은 그 모습을 즐기듯 웃고 있는 장면

그 누구도 인간은 동물을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권리를 부여한 적이 없는데

우리는 동물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룬다

꼭 직접적으로 동물의 죽이지 않는다 해도 인간의 생활하며 내놓는 것들이 쌓여 동물들을 점점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점점 없어지는 숲과 빙하는 그리 어렵지 않게 TV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의 서식지가 줄어들면 살 곳이 없어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먹이 또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동물들은 죽음으로 내몰려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동물의 생태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점점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인간도 자연 파괴에 의해 생기는 현상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동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인간은 결국 인간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에게 정원이 있다면 야생화를 심어 곤충들의 살 곳을 마련해 주세요. 또 새들에게 먹이와 물을 주어 도와줄 수도 있을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절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랍니다. 야외 활동을 할 때 가지고 간 모든 것을 집에 가져와서 버리도록 해요."

-본문 중에서

책의 뒷부분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실천에 대한 것도 다루고 있다

내 주변에 풀 한 포기 심는 것, 작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것, 내가 만들어낸 쓰레기는 자연에 버리지 않고 다시 가지고 돌아오기

너무나 쉬운 일들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일들

제목에서의 '무엇을 들었을까'는 금속 소리이면서 인간이 동물들의 등에 들고 짊어지게 한 무거운 짐이 아닐까 싶다

#그림책

#그 코끼리는 무엇을 들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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