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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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자마자 충사 작가님 답게 독특한 그림체가 제일 먼저 눈길에 갑니다. 다른 작품에선 보기 힘든, 마치 소묘처럼 흑연으로 명암을 표현한 듯한 그림체가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명암표현때문인지 스토리와 잘 어우려져 더욱 아련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는 것 같네요.


이 작품에는 독특하게 플로우라는 설정을 사용합니다. 일상생활속 기묘한 현상을 플로우라고 규정하는데, 엄청 위험한거나 거창한게 아니라, 삼거리가 칠거리가 되거나, 모든 모서리가 둥글게 되거나, 거울속에 비친 세상이 무수히 많아지는 등 조금은 소소한 듯한 장난들이 연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기묘하면서도 그리 무겁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런 플로우를 처리하는 플로업자인 남자주인공과 그를 우연히 도와주게 되는 여자주인공의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전개됩니다.


플로우라는 독특한 설정과 그림체로 인해 분위기를 잡고 스토리는 이어가지만, 애석하게도 한화마다 플로우를 해결하는 과정이 다소 심심하단 인상이 강합니다. 플로우의 원인을 찾는 것까진 괜찮았는데, 뭔가 끝이 허무하고 밋밋하다는 느낌이 몇몇 에피소드에서 많이 느꼈네요. 아직 1권이라서 여러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플로우 하나하나가 해결되는 과정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비록 스토리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무척 매력적인 작품은 맞습니다. 확실히 이 작가는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이를 스토리에 잘 녹이는 듯한 느낌을 이번 작품에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스토리를 찾는 사람, 조금은 독특한 만화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드립니다. 또한 충사를 비롯한 작가님의 작품을 재밌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번 작품도 꽤나 흥미롭게 읽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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