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김얀 지음 / 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우리는 이미 사랑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버렸고, 앞으로 어떤 힘으로 이걸 계속해날갈지 자신이 없었다.

사랑엔 행복보다 괴로움이 많다는 것을 누가 미리 이야기해주었더라면,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악덕한 마약상 같아 보였다. 평생 사랑만 하고 살기에 우리는 너무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어쩌면 우리는 서로가 먼저 떠나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랑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누나는 나를 아무도 못 만나게 만들어놓고는 결국은 누나까지 못 만나게 만들었네요. 누나는 정말 대단하네요. 내가 완전히 졌습니다. 나는 철처저하게 패배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사랑이라는 것에 철저하게 패배한 사람들이었다. 사랑은 일본도를 든 무사와 같이 힘없이 고개 숙인 우리 셋의 목을 베고는 힘차게 뒤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지금 동시에 두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걸까?
돌이켜보면, J와 함께 있을 때에도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보트에서 구조된 유일한 생존자처럼 기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며 자주 물 아래를 내려다보곤 했다.



싸울 생각이 없는 상대와 싸울 때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을 털어놓고 나서 나는 결국 그 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던 자체가 결국 그 일에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내가 늘 능동적이었던 이유는 피동적인 상황, 다시 말해 피해자의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잘못된 대상에게 마구 쏘아버린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모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김얀!,김민경! 그녀의 솔직함에 감탄!
누구나 한번쯤 있을 수도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될 경험을 이렇게 풀어내고, 그걸 딛고 일어서는 과정. 
울컥하고 벌컥하며 한달음에 읽어버렸다.

"I____You, 나와 당신, 당신과 나. 사랑이라는 말이 없이도 나와 당신만으로 충분한 사이.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나도 우리가 그렇게 되면 좋겠다.
나와 당신, 당신과 나 사이에 그 무엇이 없어도 충분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