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 인도에 관한 문학
헤르만 헤세 지음, 김길웅 옮김 / 열림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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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는 천천히 떠나가면서 이렇게 자문해보았다.
......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것은 자아의 의미와 본질이었어. 내가 버리고 극복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것. 자아였어. 그러나 나는 자아를 극복할 수 없었어. 단지 자아를 속이고, 자아에게서 도망치고, 자아 앞에서 나를 숨길 수 있을 분이었어. 나의 자아보다 내 생각을 더 깊이 사로잡은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어. ㅐ가 살아 있다는 것. 나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고 분리되어 있는 한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싯다르타라는 것. 이 수수께끼가 지금까지 나의 온 사고를 사로잡았어. 그리고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나는 나 자신. 즉 싯다르타에 대해 제이 모르고 있어!
 천천히 떠나가던 싯다르타는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멈추었다. 생각 중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새로운 생각이었다. 
'내가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 싯다르타가 나에게 매우 낯설고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 그것은 한가지 원인에서 비롯되는 거야. 내가 나 자신을 두려워하고, 나 자신에게서 도망 치려 했기 때문에 그런 거였어! 나는 참나를 찾아 나섰어. 브라만을 찾아 나섰지. 나는 나의 자아를 조각내서 갈가리 찢어버리려고 했어. 알 수 없는 그 깊은 내면에서 모든 껍질의 핵을 찾아내려고 했던 거야. 참 나. 생명, 신적인 것. 최후의 것을 말이야. 그러나 그것을 찾으려 하다가 자아 자체가 사라져버렸어.'. 
 싯다르타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오랜 꿈에서 깨어난 듯한 깊은 느낌이 발끝까지 밀려들었다. 그래서 그는 곧장 다시 달렸다. 서둘러 달렸다.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아는 사람처럼.
 그는 깊이 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오! 이제 더 이상 싯다르타가 나에게서 빠져나가게 하지 않겠어 더 이상 참나니 세상의 번뇌니 하는 것들을 생각하거나 그것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나를 죽이고 갈가리 찢어서, 그 조각들 배후에서 어떤 비밀을 찾아내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요가 베다의 가르침을 받고 싶지 않아. 아타르 베다의 가르침도. 그 어떤 가르침도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아. 나 자신에게서 배울 거야. 나 자신의 제자가 되고, 나 자신을 알고 싶어. 싯다르타는 비밀을 알고 싶어.'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세상은 아름다웠다. 세상은 다채로웠다. 세상은 기이했고, 수수께끼 같았다. 파란색이었다가, 또 노란색이 되고, 또 초록색이 되었다. 하늘은 흐르고, 강과 숲은 멈춰 있었다. 신은, 신은 온통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수수께끼 같고 마법 같았다. 그 안에서 깨어난 자. 싯다르타는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었다....."


오늘 아침 읽은 이 부분에서 싯다르타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깨닫기 시작하는 과정과 그가 느꼈을 환희를 느꼈다. 싯다르타도 이렇게 같은 과정을 겪었구나... 같은 환희를 느꼈겠구나...
물론 그게 같다고 만은 볼 수 없겠지만...
인간인 싯다르타와 그걸 어떻게 알고 표현했을까? 싶은 헤르만 헷세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세상 누구든 결국 깨달은 자라는 걸... 글을 통해 느끼게 된다.......


"강물에 돌을 던지면 돌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강바닥에 가라앉아요......
돌이 물속으로 가라앉듯이 세상의 일을 관통하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마음 쓰지 않고 말이지요. 이끌려 가게, 가라앉게 내버려둡니다. 그의 목표가 그를 끌어당기는 이유는 그가 자신이 세운 목표에 역행하는 것은 그 무엇도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


"너무나 많은 지식, 너무나 많은 경전의 구절들, 너무나 많은 공양 제의의 계율들, 너무나 많은 금욕, 너무나 많은 행동과 추구가 그를 방해했던 것이다! 그는 너무나 거만했다. 늘 자신이 가장 똑똑했고, 늘 자신이 가장 부지런했고, 늘 누구보다도 한 걸음 정도는 앞서갔으며, 늘 모든 것을 다 알았고, 늘 정신적인 사람이었으며 늘 성직자이거나 현자였다. 그는 단식을 하거나 참회를 하면서 자아를 죽이려 했으나, 그의 자아는 그 곳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앉아 자라났다. 이제 그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은밀한 목소리가 올바른 소리임을 알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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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웃고 있었다. 
그렇다. 
사실이 그렇다.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온다.
끝까지 겪어내어 해결하지 못한 것들은 다시 되돌아오고, 늘 똑같은 번뇌가 되어 괴롭힌다. -헤르만헤세-싯다르타중-
자신을 떠나보낼때의 아버지의 모습과 자식을 떠나 보낸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며 깨달아가는 싯다르타의 이 부분에서 복받쳐 오르는 무언가가 나를 울게한다..
-모든 것은 다시 되돌아온다. 똑같은 번뇌가 되어 괴롭힌다 겪어내어 해결하지
못한 것들은....... 


"파란색은 파란색이고, 강은 강"이다 . 이러한 인식은 불성의 자리에서 가능한 것으로, 성철스님의 법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를 떠올리게 해준다. 이런 문학이라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옮긴이의 글-


책을 읽으며 행복을 느낀다.
그 안에 깨달음이 있음에, 모든 작가가 다 성인임을 느끼며, 시대를 초월하고 공간을 초월한 깨달음에 눈물이 복받쳐오른다.
하늘에 달은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그 자리에 나를 지켜봐주고 있고, 내가 깨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바람이, 언제나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속의 성인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문득 너무 행복해,  산책길의 나는 또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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