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애정 하는 박정화 작가님의 그림책 신간이 나왔다. 이 책은 조용히 앉아서 조곤조곤 읽는 평범한 그림책이 아니다. 제목부터 사랑스러운 '버니비를 응원해 줘'는 놀이요소가 가득한 다이나믹한 책이다. 토끼 마을에 살고 있는 꿀벌 아빠와 토끼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버니(bunny)+비(bee)의 존재는 토끼 친구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존재이다. 마을의 가장 큰 축제인 '꽃꿀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하게 된 버니비는 과연 우승을 할 수 있을까?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재미난 요소가 많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온 마음을 다해 버니비를 응원하게 된다. 마치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본 것 같다. 28개월 된 딸아이와 처음 읽었을 때 너무 재밌어해서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번 읽어주었다. 특히 '다름'이 틀린 게 아니라 특별한 거라고 말해주는 부분이 가장 좋았고 딸아이가 앞으로 마주할 '다름'의 존재들을 설명해 줄 때 '버니비를 응원해 줘' 책을 자주 꺼내어 볼 것 같다. 나에겐 자존감도 높여주는 고마운 책으로 느껴졌고 버니비를 통해 사회적 소수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선을 긋고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한 사회의 일원으로써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조금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공주'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블링 블링한 왕관, 핑크색 드레스, 또각 또각 소리 나는 구두가 공식처럼 생각 나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어릴 적에 봐왔던 동화 속 공주님들 대부분이 그랬으니까요. 여자아이들이라면 가장 먼저 접하는 수많은 공주님 이야기들 그중 유명한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공주가 탄생했어요! '잘 노는 숲속의 공주'는 우리가 아는 기존의 공주와는 많이 달라요. 딸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핑크기'로 인해 난처했던 경험이 있죠? 이 책을 만든 인기 웹툰 작가 미깡님도 동일한 고민을 바탕으로 완성되었어요. 어릴 적 숲속에서 만난 친구와 놀던 아이는 유치원에 가게 되어 또래 아이들처럼 공주 드레스를 입고 숲속의 친구를 잊혀져가던 중 꿈속에 나온 친구를 생각하며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해요. 하지만 예전 모습과 달라진 아이의 모습에 두 친구는 만나지 못하는데요. 과연 이 친구들은 재회 할 수 있을까요?책을 읽고 난뒤 기존의 틀을 깨는 이런 책들이 앞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핑크색, 드레스만 고집하는게 결코 나쁘고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사회에서 정해진 정형화된 여자아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잃지 말자는 메세지를 멋진 일러스트와 위트있게 표현해준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분명 어른인 저에게도 인상적이었어요. 가장 좋았던 점은 엄마, 아빠가 등장 하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채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정답을 찾아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였어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생각하는 시간과 입밖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고 생각해요.아이를 키우다 보니 저 역시 그부분이 가장 염려되어 실제로 딸과 대화를 많이 하며 사소한 거라도 의견을 묻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주고 잘 들어주는 엄마가 되고자 늘 다짐해요.최근 유명 개그맨이 기자 회견에서 이런말을 했죠."트렌드를 만들 능력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은, 더욱 더 없습니다"사회는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해마다 바뀌는 트렌드에혹시 내가 남들보다 뒤쳐질까 급급해하지는 않나요?귀여운 책속에 숨겨진 본연의 내모습을 잃지말자는 메시지가 마치 따뜻한 위로처럼 느껴집니다.왕관, 드레스, 구두가 없어도 우리 아이들은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도 빛난다는걸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을 간직한 '잘 노는 숲속의 공주' 혹은 '왕자님'이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