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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그럴듯한 문장에 곧잘 홀리는 버릇이 있어서, 완벽히 못난 책은 없다고 늘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책이 있다면 소재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부류가 그 중 하나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예뻐서 보기 좋은 문장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감수성은 나와 맞지 않는 듯했다. 작가의 삶이 어떠했는지 내가 알 수는 없지만, 수필과 소설의 거리가 제대로 읽히지 않는 글이었다. 이후의 사건을 보며 그 둘의 간격에 관한 생각을 했다.
자신의 삶을 소설로 여기는 것은 본인의 자유겠지만, 우리의 (거의) 모든 생활이 다른 사람의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언제나 의식하자. 타인을 내 삶의 들러리나 엑스트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