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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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왜 고통받았는가
소설의 주인공인 율을 독자의 시점으로 읽어 내리며 생긴 질문이다.
" 나는 왜 고통스러운가" 안율처럼 부모 중 한 명을 잃지도 않았다, 잃었다 해도 내 책임은 없다. 안율처럼 사람들의 시선에 스트레스 받지도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나는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아갔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감에 맞추어 살아가는 게 편했기에, 더더욱 타인과 눈을 마주치며 살았다.
마음에, 병이 생겨버렸다.

-

자신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율은 항상 죄책감을 안고 살았다. 그러던 날 비 오는 거리에서,
죽은 고양이를 안고 있던 도해를 만난다. 자신이 죽였다는 말과 함께.
변곡점이었다.

율과 도해가 말을 이어가기 시작하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좁혀지고,
도해는 율의 안식처가 되어버렸다.
도해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도해를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고...
책을 읽는 나에게도 도해가 마법처럼 느껴졌다.
도해라는 이름만 보아도 마음이 편해지는,
그리고 오랜만에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카시오페이아에서 한 뼘, 북극성이 보였다.
도해가 보였다.

책을 읽어갈수록 나 스스로가 점점 버거워졌다.
시선으로부터 이상할 정도로 도망치는 율을 보며,
이상할 정도로 남들의 시선에 집착하는 나를 보며.
남들의 시선을 혐오스러울 정도로 받던 지민과 진욱이,
그 시선을 이겨내었을 때,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내 속 안에 있는 버거움이 파도쳤다.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아가는 게 편하다고,
자기 위안을 하고 살던 날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때의 허무함.
어린 코끼리의 새끼줄에서 벗어나고 싶다.

-

극복해가는 율을 보며
책이 종점에 다다를 때에서야
나는 가벼워졌다.
응어리진 것들이 흩어졌을 때의 감정과 함께.

새는 계속 쪼아 댔다. 틈새를 쪼고 또 쪼아 댔다.
고목이 있던 곳에는 까맣게 썩어 버린 톱밥만 간간히 흩날릴 뿐이었다.
새는 절망했다.
더 이상 먹이를 찾아 날 힘이 없었다.

- 그럼에도 새는 또다시 날아 보기로 했다.

행복을 향해 한 뼘, 북극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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