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머니의 출신 때문에 집안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주인공 피렌티아는 가문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고,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어린 시절로 회귀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 아버지와 가문을 살리고, 사랑하게 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가주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 스토리 전개에 늘어짐이 없어서 읽기에 편하고 떡밥 회수도 잘 되어 간만에 탄탄하고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은 작품.
작가님 전작은 너의 의미, 마음이 이끄는 대로 두 작품을 읽어봤는데, 두 작품이 그러했듯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의 사랑하는 적들에게를 가장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다.지금도 즐겨 읽고 있으므로 회귀/빙의 설정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근 몇 년간 이런 설정이 워낙 많았고 또 여전히 많다보니 일단 클리셰 설정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그리고 너의 의미에서도 그랬지만 정서적 방황 혹은 정신적으로 약해진 여주인공이 단단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담으셨는데, 여주인공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다정함으로써 받쳐주는 남주인공과, 그 애정을 딛고 서서 반짝 반짝 빛나는 여주인공의 서사는 봐도 봐도 흐뭇하다. 물론 그러면서도 전작과는 다른 분위기와 환경에 반복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자극적이지 않은데도 감정선을 따라 읽다보면 잔뜩 몰입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