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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레히나르 백작의 대필 사무소 (총4권/완결)
모드b / 앨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 후기를 보고 구입을 고민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장점을 먼저 쓰자면, 소재가 독특하고, 줄거리가 좋았다. 작가님의 문체가 잔잔하고, 문제가 생겨도 해결이 빨리 되는 편이라 흔히 말하는 고구마 구간 없이 두 주인공의 로맨스를 볼 수 있다. 최근 문체나 소재가 보기 힘들 정도로 여러 유치하고 허술한 글이 많아서 사놓은 책 보지도 못하고 삭제해버리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런 류의 글이 아니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보았음에도 5점을 줄 수 없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같은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중복되는 설명이 많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할 때, 어떤 날은 A를 보고, 어떤 날은 J를 겪고, 어떤 날은 Q를 먹다가 등등 이렇게 다양한 소재와 사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독자가 읽음으로써 이해하고 이입할 수 있게 하기 보다는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감정을 반복적인 묘사로 독자에게 주입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비슷한 묘사가 반복되어 중복 표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다 보니,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시점에서 풀어갈 때도 더 되풀이 된다고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전쟁이든 정쟁이든 파워에 대한 설정과 서술이 허술하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반역으로 가족, 가신, 재산 모두 잃었음에도 주인공이 작위를 이을 수 있었던 것까지는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그렇다 쳤지만, 황제의 두 자녀를 두고 지지 귀족들이 나뉘어, 한쪽이 반역까지 일으키기까지 하는데도 너무 긴장감이 없었다. 어떨 때는 황제가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나오다가, 백작 하나가 황제의 적장자한테 예의도 제대로 안 갖추며 귀족에게 더 권력이 있는 것처럼 나오기도 하는 등 독자가 느끼기엔 실권자가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 쪽 후계자의 입지가 더 크고, 존재만으로도 어느 정도 반역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의 무력을 지닌 사람이 둘인데, 그 둘 모두 입지가 큰 후계자가 데리고 있었음에도 묘사되진 않았지만 꽤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것 같다..(싸움 장면은 사실 어린애들 싸우는 느낌이 들었음) ㅋㅋ
그럼에도 다음 작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이 글이 작가님의 첫 작품이라면, 그리고 차기작에서 이런 부분들이 보완된다면 다음 글은 분명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