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들에게 어떤 애정도 주지 않고 냉정하기만 하던 악녀에 빙의된 주인공은 자신의 처형 엔딩을 피하기 위해, 학대 당하던 아들(7세)의 약혼녀(7세)와 미리 좋은 관계를 구축해두려 아들의 약혼녀를 찾아간다. 학대 당하던 예비 며느리를 본 주인공은 아이를 구해 집으로 데려오는데, 일반적이라면 정서적 학대를 당하던 아들 입장에서는 엄마가 다른 애를 예뻐한다 생각해 모자 관계가 더욱 파탄나겠으나 다행히도 아들(7세)은 약혼녀(7세)에게 첫눈에 반하고, 이를 계기로 가족관계가 회복된다.
이후로도 별다른 사건 없이 가벼운 트러블 위주의 위기가 생기고 이 역시 곧 해결되어 잔잔한 전개가 이어진다. 여기까지는 다들 그럴 수 있지 하고 볼 수 있겠으나 이후 전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우선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 문제 상황에서 주인공은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만 그런 의지에 반해 딱히 기지가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도 주인공을 무시하고 무례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리고 그런 대치 상황 중에 남편이 등장해서 내 아내에게/내 아이들에게 불손한 그 태도는 나와 우리 가문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냐는 뉘앙스의 대화로 사과를 시킴으로써 상황이 정리된다.
두번째는 아이들의 나이에 맞지 않는 언행. 아이들이 7살인데 최소 10대 초반의 조숙한 언행을 보여준다. 황실 그림 공모전에서 7살 아들이 대상을 받는 내용에서는 비록 7살인데도 이런 그림을 그리다니! 와 같은 관람객의 반응이 있었음에도, 참가 연령이 공개되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7살짜리 약혼녀를 기다리고 있는 7살짜리한테 접근한 연령 미상의 여학생이, 약혼녀가 어린애도 아닌데 혼자 집에 가라 하고 너는 나랑 커피하우스 가지 않을래?와 같은 말을 한다. 그냥 전체적으로 이런 식의 나이와 맞지 않는 상황이나 말투, 행동이 많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내용에 지친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큰 사건이 없으니 잔잔하고, 아이들이 귀엽고, 마냥 행복한 가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흐뭇하니 가볍게 보기에는 괜찮을 것 같다.
정리: 가족 성장물, 잔잔한 힐링물이 최고다 하시는 분들은 재밌게 보실 수 있겠고, 설정이나 사건 등 짜임새 있는 탄탄한 전개가 최고다 하시는 분들은 만족하기 어려우실 것 같으니 다른 책을 찾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