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전작은 너의 의미, 마음이 이끄는 대로 두 작품을 읽어봤는데, 두 작품이 그러했듯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의 사랑하는 적들에게를 가장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다.지금도 즐겨 읽고 있으므로 회귀/빙의 설정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근 몇 년간 이런 설정이 워낙 많았고 또 여전히 많다보니 일단 클리셰 설정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그리고 너의 의미에서도 그랬지만 정서적 방황 혹은 정신적으로 약해진 여주인공이 단단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담으셨는데, 여주인공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다정함으로써 받쳐주는 남주인공과, 그 애정을 딛고 서서 반짝 반짝 빛나는 여주인공의 서사는 봐도 봐도 흐뭇하다. 물론 그러면서도 전작과는 다른 분위기와 환경에 반복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자극적이지 않은데도 감정선을 따라 읽다보면 잔뜩 몰입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작가님 필명이 낯익어서 찾아보니 재밌게 봤던 작품들 작가님이시더라구요. 덤덤한 듯 서술하는 방식의 문체를 좋아하는데, 작가님이 그렇게 주로 쓰시는 것 같아요.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