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나 TV 탤런트, 가수 등 유명 연예인들의 수입은 자세히 알기 어렵다. 그러나 간혹 언론에 드러난 금액은 가위 천문학적이다. 몇십억원은 보통이고, 한 해에 세금만 100억원 이상 낸 연예인도 있다. 스타의 위력이 어느 정돈지 실감난다. 실제로 몇몇 유명 연예인은 웬만한 중견기업의 매출액을 능가하는 수입을 올린다. 걸어다니는 기업인 셈이다. 요즘은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기업이 증시에 상장돼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기업공개로 수백억원을 챙긴 연예인도 있다. 이들은 그냥 스타가 아니라 수퍼스타다.
그러나 수퍼스타가 아닌 대부분의 연예인은 생활이 화려하지도 않고 수입도 변변치 않다. 인기 연예인으로 발돋움한 이들의 성공담에는 곤궁했던 무명 시절의 설움이 가득하다. 수퍼스타와 보통 연예인의 수입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수입의 격차가 이토록 크게 나타나는 이유는 '수퍼스타 현상'이 연예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최고의 생산자가 제공하는 상품을 원하고, 이 최고의 생산자만이 모든 구입자에게 최저의 비용으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최고를 가르는 기준은 대중의 인기다. 무명 배우의 영화를 열 번 본다고 수퍼스타가 출연하는 영화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 특정한 수퍼스타이지,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퍼스타 현상은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몇몇 스타플레이어와 나머지 선수들 간의 수입 격차는 연예계 못지않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어쩌다 찾아온 기회를 잡지 못하면 스타가 되는 길은 영영 멀어지고 만다. 수퍼스타의 수입이 아무리 많아도 그 수퍼스타가 될 확률이 낮으면 기대소득은 적을 수밖에 없다. 수퍼스타의 연간소득이 100억원이 될 확률이 0.1%라면 기대소득은 연간 1000만원에 불과하다. 대다수 무명 연예인이 궁핍한 이유다. 수퍼스타의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애 통산 기대소득은 더 줄어든다.
수퍼스타가 돼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다 조폭의 위협에 시달리기까지 한다니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런데도 요즘 청소년들의 최고 희망 직종이 연예인이라니 딱하다. 평균적으로 보면 성실하게 일해 월급받는 일반 직장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고 기대소득도 많은데 말이다.
김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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