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20&Total_ID=2666506

[분수대] 수치 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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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변덕스럽다. 그 변덕스러운 날씨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 때문에 날씨를 예측해서 기상예보를 하는 기상청이 종종 곤욕을 치른다. 물론 예보가 틀렸기 때문이다. 최근 몇 차례의 오보 탓에 기상청은 '양치기 소년'이란 소리까지 듣게 됐다.

그러나 날씨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기상 예보가 근본적으로 자주 틀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날씨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정확한 기상 관측 기구가 없었던 시절에는 감각기관이나 경험에 의존해 날씨를 점칠 수밖에 없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온도계를 발명한 것이 1660년이었고, 벤저민 프랭클린이 기상현상이 지역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한 때가 1773년이었다. 무선전신이 발명된 19세기 후반에야 광범위한 지역의 날씨를 보여주는 일기도가 일기예보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중반에는 인공위성과 기상 레이더 등 첨단 기상 관측 장비가 발명되고, 대규모 기상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대용량 컴퓨터가 등장했다. 현재의 날씨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날씨 정보를 수치로 계산해 내는 이른바 '수치 예보'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문제는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퍼컴퓨터를 사용해 분석해도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발견한 이른바 '나비 효과' 때문이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한 달 뒤에 뉴욕에 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말처럼, 기상현상이 초기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론이다. 아무리 정교한 기상 예측 모델을 만들어도 처음에 입력한 정보가 조금만 잘못되면 예측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날씨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 예측 모델이 정교해진다고 해서 예보가 정확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숫자가 정확하다고 예보가 정확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컴퓨터가 계산해낸 수치를 해석해 날씨를 예보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기상청이 수치 예보 능력을 향상시켜 단기 예보의 정확도를 매년 0.2%포인트씩 높여 나가겠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86.2%인 예보의 정확도가 오는 2011년에 87%로 높아진다고 한다. 일반인으로서는 차이를 거의 체감하기 어려운 수치다. 어쩌면 미래의 날씨를 정확하게 맞힌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일는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예보가 조금이라도 정확해진다면 다행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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