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20&Total_ID=2657667

[분수대] 시트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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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준말이다. 같은 무대와 같은 등장 인물이지만 매회 이야기가 바뀌는 코믹 드라마다. 1950~60년대 미국이 생산해 전 지구적 TV 장르로 자리 잡았다. 리얼리티 쇼와 함께 가장 TV에 어울리는 손쉬운 장르로 분류된다. 제작비가 싸고 가정 내 일상사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대중 장르인 만큼 문화적 대접은 박했다. 프랑스의 악동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겉으론 평온한 중산층 가정의 추악한 실체를 그린 데뷔작의 제목을 '시트콤'으로 붙였다. 시트콤 속 알콩달콩 행복한 가족 이미지의 상투성을 비튼 것이다. '프렌즈''섹스 앤드 시티'등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비로소 그 문화적 파장에 주목하게 됐다.

국내 시트콤은 90년대 시작됐다. SBS의 주도로 '순풍산부인과''오박사네 사람들' 등 히트작이 이어졌다. 가족물 외에 청춘 시트콤도 쏟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형 시트콤이 그려낸 '가족 내 권력관계'의 초상이다. 90년대 급성장한 우리 시트콤은 전통적 도덕률의 붕괴와 가족관계의 급변을 담아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시트콤의 명캐릭터들이 그렇다. 하나같이 가부장의 권위란 찾아볼 수 없으며 중산층, 혹은 남자다움의 허위 의식을 귀엽게 폭로하는 인물들이다. 오지명.박영규.신구.노주현.김세윤 등 중후한 중견 배우들이 시트콤 속에서 속 좁고 치졸한 남성으로 망가졌다. 여성과의 권력관계도 뒤집어졌다. 말하자면 시트콤은 90년대 가부장제와 기성 권위의 균열을 상징하는 장르인 것이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시트콤은 MBC '거침없이 하이킥'(김병욱 연출)이다. 이번에는 원로배우 이순재가 주책맞은 속물 한의사로 나온다. 야한 동영상을 훔쳐보는 에피소드 이후에 네티즌들로부터 '야동순재'란 별명을 얻었다.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중 가장 발언권이 센 인물은 의사 며느리(박해미)다. 의사 부인을 둔 백수 남편(정준하)은 아내 대신 가사와 육아를 맡는 '트로피 남편'의 처지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시집살이를 하는 것은 며느리가 아니라 소심한 시어머니(나문희)다.

역시 한국형 시트콤답게 변화하는 가족 내 권력관계를 잘 보여준다. 게다가 완벽과는 거리 먼 인물들을 그려내는 시선이 따뜻하다. 인간의 치졸함을 한껏 키득거린 후에도 뒤끝 없이 개운하다. 기성세대는 권위를 잃은 대신 인간적 친근함을 얻는다. '미드(미국 드라마)'열풍이지만 웬만한 미국 시트콤 부럽지 않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거침없이 순항하는 이유다.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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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마루 2007-03-1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침없이 하이킥 좋아합니다. ㅎㅅㅎ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