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꽃이다 푸른도서관 5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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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

 

사각사각

미용실 누나 손에 들린 은빛 가위

 

붙었다 떨어졌다

내 머리 주위를 날아다닌다

 

폴폴 날리는 꽃가루

살랑살랑 나는 은빛 나비

 

나는

지금

 

꽃이다

 

                                                                                                                                이장근 청소년시집 中  '나는 꽃이다'

 

시집의 표제시이기도 한 이장근님의 '나는 꽃이다'란 시의 전문입니다.

시를 읽기 전 저는 제목에서 김춘수님의 '꽃'이란 시를 떠올렸습니다.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어 나는 그의 꽃이 되었다는 詩...

청소년 시집이라는 점과 연관지어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시일까 막연한 상상을 혼자 했었다는...

詩는 나의 상상의 근거를 받침할 만한 어떤 것도 보이질 않고

혼자 추측했던 그 어떤 철학적인 내용도 없었지만

미용실에 앉아 머리가 잘 다듬어지길 기다리며

머리를 다듬는 가위를 나비로~

나비에 의해 아름다워지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꽃으로 나타낸

작가님의 비유에 감탄을 금할 수 없더군요.

여러 가지 색깔로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도록

한 편의 시처럼 살고 싶다는 작가님의 바람이

이 시 한 편에도 글귀 하나하나에도

행간 하나하나에도 숨어있는 듯합니다.

 시인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시기도하기에

아이들에게 시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신 흔적들 또한

'선생님 부탁합니다'란 시로 시작되는

1부의 시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답니다.

별을 소재로하는 시에는 유난히 더 끌림이 있는 저여서인지

이 시가 묘한 여운이 남더라구요.

'이별'이라는 또다른 시 한 편도 그렇구요.

이 시를 읽으면서는

제 모습을 그대로 시로 담아놓은 듯함에 왠지 뜨끔해지더라구요.

분명 시인은 어른일 텐데 아이들의 마음을 어찌 이리 잘 알고 있는지~

나이를 먹어도먹어도 마음만은 영원히 피터팬인가 봅니다.

현실에서 피할 수 없는 어두운 일면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이런 詩들도 있지요.

이혼이란 것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요즘 세태~

부모들도 본인들의 삶과 행복도 있겠지만

그 틈바구니에서 상처입는 아이들의 이러한 마음을 안다면

과연 내 행복이 우선이다 할 수 있을런지~

요즘 아이들 참 이기적이다. 저 밖에 모른다는 말을 참 쉽게 하곤 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읽고 있는 그대로 그려내신

시인의 시를 읽고 나니

그 애들보다 더 이기적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이들은

바로 어른들이 아니었나 싶어집니다.

 

詩는 마음을 치유하는 언어의 유희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

주옥같은 시어들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성장의 도약판으로 삼곤했습니다.

그 주옥같은 시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겠지요.

 이장근님의 시집'나는 꽃이다'에 실린 여러 詩들 또한

아이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도닥여 주는 아름다운 치료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리라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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