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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여행 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이재형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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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쏟아져 나오는 여행 가이드나 에세이 책을 보면 개정판으로 포장해 하나라도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론리 플래닛이나 DK 아이위트니스 가이드를 들 수 있다. 물론 여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을 해결하거나 실용적인 정보를 얻으려면 당연히 이런 가이드가 필요하다. 또한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서도 여행 정보가 넘쳐나서 검색만 하면 원하는 여행 정보를 언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전작인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이후 1년 만에 나온 프로방스 여행은 앞에서 말한 책과는 지향점이나 목적이 사뭇 다르다. 사실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의 풍경과 사람의 마음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때로는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길 갈망한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찍은 수많은 사진에 풍성한 예술, 문화, 문학, 음식 이야기를 곁들여 프로방스로 떠날 준비를 언제든 하고 있으라고 은연중에 유혹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그 장소에 그대로 나를 기다리는 풍경에 색다른 교감이 생기면서 고향에 온 듯이 편안했던 기억이 있다.

 

프로방스 여행은 아를에서 시작해 아비뇽에서 끝난다. 공교롭게도 20여 년 전에 프로방스를 갔을 때 여행을 시작했던 곳이 아를, 여행을 마감했던 곳이 아비뇽 인근의 퐁뒤가르여서 당시의 추억이 떠올라 책에 있는 사진과 당시 내가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았더니 사진이 그리 다르지 않았고, 특히 아를 오텔디유 병원 입구에 전시된 고흐의 그림, 반 고흐 다리 사진, 퐁뒤가르 사진은 각도마저 거의 같았다. 언젠가 아를을 다시 방문할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무작정 떠나기 쉽지 않은 내게 이 책은 위안을 주고 20년도 더 지난 추억을 소환하리라는 예감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마다 관심사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작가들의 일화에 잠시 눈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의 말년의 모습에 쓸쓸함을 느낀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인근의 사프라니에르 광장에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1954년부터 세상을 떠난 1957년까지 살았다고 한다. 광장에는 카잔차키스가 앉아 깊은 명상에 잠겼던 돌의자가 있고, 의자 위 현판에는 카잔차키스의 작품세계와 인생관을 집약하는 그의 묘비명이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카잔차키스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울리는 듯하다.

 

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난 자유롭다.”

 

또 하나, 카뮈가 뤼베롱, 루르마랭 묘지에 묻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소박한 카뮈의 무덤을 보면 결국 인간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갑자기 시몬 베유가 묻힌 바이브룩 공동묘지가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일까? 카뮈가 시몬 베유를 이 시대의 유일한 위대한 영혼이라고 언급해서일까?

 

프로방스 여행에 나오는 프로방스의 도시를 모두 가보겠다고 막상 다짐하고 떠나도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다. 프로방스 지도를 보면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부터 먼저 찾아가 보자. 다른 도시는 나중에 가도 그 풍경, 그대로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나온 여정을 따라 다음 프로방스 여행은 니스에서 출발하고 싶다.

 

비록 이번 책에는 빠져 있지만 저자가 16년 동안 살았던 몽펠리에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남부 생활과 여행 이야기도 언젠가 책으로 만나고 싶다. 또한 보르도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서부, 스트라스부르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북동부 여행을 다음 책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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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생활철학 - 유쾌한 삶을 위한 '에티카' 해설서
황진규 지음 / 인간사랑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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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카를 읽으면서 실생활에서의 답답한 고민을 해소해 주는 책. 쉬워서 술술 읽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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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랑시에르와의 대화 - 피곤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
자크 랑시에르 지음, 박영옥 옮김 / 인간사랑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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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두껍긴 하지만 랑시에르 자신의 저서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귀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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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 수상록 - 개정판 세상을 움직이는 책 34
미셸 드 몽테뉴 지음, 민희식 옮김 / 육문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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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번역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했지만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한자 병기가 너무 많고 인용문과 본문의 구분에 오류가 있습니다. 편집을 다시해 전면개정판으로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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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지음, 이선화 옮김 / 영림카디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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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사진, 책 표지에서 오랜만에 만납니다. 원서로 읽다가 진도가 나가질 않아 포기하고 한국어판을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실물 보았습니다. 원서만큼 잘 만든 책입니다. 다 읽으면 리뷰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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