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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 상위 1%의 독주를 멈추게 하는 법
로버트 라이시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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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선 노동력도 상품이다.
우리는 일한 대가로 돈을 받는다. 내 노동의 값어치만큼.
내 노동력에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다.
가격은 누가 결정하나?
내가 부른 몸값을 선뜻‘콜’로 받는다면, 둘 중 하나다.
능력자거나 알아서 낮췄거나.
하지만 대개, 더 받기위해 덜 주기위해 밀당을 벌인다.
이렇게 흥정한 몸값은 적정한가?
서로 동의한 가격이니 언뜻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하다.
경매장에선 최소 얼마부터 부르기 시작한다.
시장가격엔 시세란 게 있다. 노동시장엔 최저임금이 있고.
지금 우리나라 법정 최저시급은 6030원.
한국사람 몸값은 이 가격부터 시작한다.
이것도 너무 많다 덜 주려는 구매자도 있지만.
호주 최저시급은 약1만8천원,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몸값이 한국보다 3배정도 높다.
호주사람 노동품질이 우리보다 3배나 더 뛰어난 걸까?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니, 단순비교는 무리다 할지도 모르겠다.
같은 일을 하는데, 1950년대 미국노동자 시급은 30달러였지만
지금은 14달러를 받기도 한다.
그때 그만큼 받았는데,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확 쪼그라들었다.
현재 미국사람 노동능력이 그 시절보다 더 떨어진 걸까? 아닐 거다.
아마 그 시절보다 더 배웠을 거고 최신기기도 더 능숙하게 다룰 것이다.
60년대엔 미국 보통노동자 급여보다 CEO가 20배 높았지만
지금은 300배 이상이다. 호주는 70배 정도고.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는 최저시급을 15달러, 약 1만7천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한쪽에선 인상을 반대한다.
작년에 오바마는 최저임금인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당신들이 그 돈으로 한번 살아보시죠!’
미국 노동자들을 향해선 이렇게 말했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싶나요? 당신들 권리를 찾고 싶으세요?
내가 노동자라면 노조에 가입하겠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데도 받는 돈은 차이가 많다.
어느 나라에서, 어떤 시대에, 어느 직장이냐에 따라.
한국사람은 OECD국가 중 압도적으로 오래 일한다. 1년에 두 달가량 더.
어떻게든 내 몸값을 더 올려보려고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기도 한다.
어학공부에 수많은 자격증까지, 자기계발에 매달린다.
모든 게 내 탓이다.
머리가 나빠서, 노력이 부족해서, 금수저 물고 못 태어나서.
불평해봐야 타박만 돌아오기 십상이다.
높은 임금을 받는 나라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뛰어나고 더 노력한 걸까?
설령 그렇다 해도 출발점이 다르다. 최저임금 자체가 높으니.
왜 그들은 이런 높은 최저임금부터 출발할 수 있게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