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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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면이 있지 않을까. 어디에도 말한 적 없는 나를 기꺼이 꺼내본다

라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에세이는 숨기고 싶은 자신만의 부끄러운 점이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한 번쯤은 고민해봤고 겪어봤을 경험담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해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속을 두드려 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글귀처럼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비슷한 상황과 비슷한 고민들이 있었기에 나도 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라는 일종의 안도감마져 느꼈다.

 

내 의문과 달리 세상은 사랑에 대해 쉽게 이야기 한다 사랑을 주고 받는 일의 숭고함에 대해, 당연함에 대해 말한다. 가족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죠,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세요……나는 모르는 걸 세상 사람들은 다 알고 즐기며 사는 것처럼 보인다. (김신회, 사랑을 모르는 사람 에서)

 

대체로 평온 한 내가 있듯이 단번에 긴장해 버리는 내가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나를 만드는 감정이 바로 긴장이다. 나에게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습이 있지만, 가장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니는 애. 쉽게 긴장하고 긴장하면 땀이 쏟아지는 마음의 병을 가진 나 (임진아. 좋지만 싫다 에서)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종종 나를 소개할 때 전공이 원예학이라고 하면 수능 점수에 맞춰 지원을 한 거냐는 등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냐는 등 부모님의 일을 물려받기 위한 공부라 짐작하는 사람이 많았다. 자의로 식물을 공부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 세상이 나는 의아했다. 식물을 재배하는 일이 좋아서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이것이 떳떳하지 않는 일인가. 내 약점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그 후로도 자주 찾아왔다. (이소영, 식물을 닮아가는 중에서)

 

살면서 한번쯤 품게 되는 의구심. 너무나도 많은 내 속의 나, 타인의 무례한 시선들 등등 이런 것들은 일상에 너무나 비일비재하고 그것으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았고 받는다 그러나 이리저리 치이고 때로는 끝없는 심연속으로 추락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가 되지 못한 갈대처럼 흐느적거리며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러지지 않았다. 대쪽 같은 믿음이 있어서 버티는 게 아니고 어쩔 줄 몰라서 이리저리 번민하다가 살아남고 강해진 사람. 그런 내가 이제는 조금 마음에 들었다. (김사월, 창백한 푸른 점에서)

 

이 에세이는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가볍고 밝은 글에서 쿵하고 가슴을 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작가에게 감정 이입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고 가끔은 키득거리면서 남의 실수를 몰래 쳐다보는 몹쓸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즐겁게 위로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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