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견 애로우와 프라다 마을의 미스터리
가스미 류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성안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탐정견이 등장하는 이 책은 일단 소재부터가 무척 특이해서 보통의 이야기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서 읽게 되어 더욱 재미있었다. 주인공인 탐정견 애로우가 주체이다 보니 모든 것을 개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하게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되고, 그들이 하는 행동 또한 유심히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개의 습성이라든가 특이한 행동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개를 관찰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한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어떤 때는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나도 개를 많이 키워봤기에 어느 정도는 개들의 행동에 관해서 파악하고 있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개의 행동이 ‘아 그런것이었구나’ 하고 느껴지는 부분이 참으로 많았다. 그리고 자세한 행동의 묘사가 마치 눈앞에서 그 개를 보는 듯해 더욱 실감이 났다.

 

프라다 마을을 엄습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견공들의 이야기에 어릴 적 탐정 놀이를 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도 가질 수 있게 되어 좋았다. 마을의 개들이 모여서 투닥거리는 모습이나 모험을 하는 광경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면 마음이 어찌나 즐거워지는지 책 읽는 재미가 그 어떤 유희보다도 크게 느껴진다.

 

나는 왠지 모르게 사건의 발단이 되는 우엉이라는 소재가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우엉뿌리 하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마을의 개들을 하나로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 역할이 크면서도 무뚝뚝하면서 투박한 모습이 떠올라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추리한다고 하는 것이 새삼 대단하게도 생각되었다. 어떤 단서를 보고 그에 관련된 것들을 하나둘 맞추어 나간다는 것이 실로 감탄할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개가 풀을 뜯어 먹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개를 산책시키다 보면 풀을 뜯어먹는 경우가 있어서 무척 당황했는데 이제는 개의 그런 행동에 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살펴보며 개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도 알아보아야겠다. 재미있는 추리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개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도 얻게 되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사건이 결말로 치달으면서 역시 추리 소설 다운 긴장감과 반전이 이어지고 모든 수수께끼가 시원하게 풀리는 상쾌함을 맛보게 된다.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 펼쳐지는 프라다 마을의 평화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어찌나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기분마저 좋아진다. 그리고 견공들의 당당하면서도 믿음직한 모습이 개를 더욱 신뢰의 상징인 동물로 만들어 주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간 탐정견 이야기의 매력은 새로 개발한 요리의 레시피만큼이나 참신하고 맛깔스러웠다. 이 세상에는 사람만이 사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소재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시 내가 사는 이 마을에도 탐정단을 만들어서 사건이 생기면 활약하는 개들이 있지는 않을까. 책을 읽고 난 뒤 나의 상상력은 몇 배가 되어 세상을 보는 시야마저 넓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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