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무어 1 - 모리건 크로우와 원드러스 평가전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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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무어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마법 같은 이야기로 읽고 있는 동안 그 판타지적 세계에 푹 빠져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뚜렷한 기승전결과 적절한 갈등의 구조는 재미와 함께 책을 읽는 이에게 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게 해준다.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는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그냥 허구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에 다 읽고 나면 그냥 잊히는 경우가 많은데 네버무어는 다 읽고 난 뒤에도 자꾸만 그 이야기가 뇌리에 남아 또 다른 상상을 자극한다.

 

주인공 모리건이 어린 나이지만 자신이 타고난 특별한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 이야기를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내 삶도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모리건이 그냥 평범한 11살이었더라면 이 멋진 이야기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다른 삶을 선택했고 네버무어에서 그 모험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책속에 등장하는 많은 등장인물들도 네버무어를 읽는 큰 재미중에 하나다.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모리건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재미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그들의 특징적인 외향까지 상상이 되고, 그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다 보면 내가 꼭 그들과 직접 얘기하고 있는 기분까지 든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그것이 주인공이든 아니든 어느 한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해서 몰입을 할 때가 많은데 이 이야기에서는 어떤 캐릭터에 나의 모습을 투영해볼까 하고 선택에 많은 고민을 했다. 3자의 눈으로 이야기를 바라보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한 인물이 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그 재미가 몇 배는 더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특히 재미있다고 느낀 것은 여러 상황도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듀칼리온 이라는 호텔이다. 모리건이 네버무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거기에 속한 인물들도 재미있지만 그 호텔 자체의 매력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신비스럽고 편안한 기분의 그 호텔은 뭔가 모험 가득한 환상의 세계와도 같이 느껴졌다. 모리건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듀칼리온에서의 생활이 가장 즐겁게 생각되지 않았을까.

 

모리건의 운명을 결정하는 관문 중의 하나인 책 평가전의 분위기 묘사도 아주 흥미 있었다. 꼭 내가 그 시험에 직접 참가한 것처럼 손에 땀이 쥐어졌다. 첫 시험인 만큼 더욱 긴장했을 모리건에게 수많은 질문이 쏟아지는데 거기에 대한 그 어떤 대답도 확실치 않았고 그 결과 또한 전혀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과연 모리건은 모든 평가전을 무사히 통과하고 원드러스협회의 회원이 될 수 있을까. 빨리 그 모든 평가전의 이야기를 읽어 보고 싶다.

 

네버무어를 읽는 동안 정말 행복한 상상에 빠져 들 수 있었고 내 마음 또한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책 한 권을 읽고 난 뒤 이토록 흡족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보상이다. 그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질 계획이 있다고 하니 그 기대가 더욱 크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어질 모리건의 모험을 상상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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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100문 100답, 100 Q&A about WATCH - 시계에 대한 모든 궁금증의 명쾌한 해답
레뷰 데 몽트르 지음 / 몽트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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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시계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모든 약속, 스케쥴 등이 정확한 시간에 이루어지고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된다. 사람들은 집에서는 벽시계를 보고 외출할시에는 손목시계를 본다. 시계는 그야말로 사람에게 있어서 잠시도 떨어져 있을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고, 우리는 시계를 우리의 몸과 같이 아주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계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시계의 가격과 외관 등을 보고 시계를 선택하거나 명품이라는 말에 그런가보다 하고 선택을 하게 된다.


 

시계의 메커니즘이라든가 각 부위의 정확한 명칭 그리고 시계의 역사등에 관해서 물어보면 정확히 아니 조금이라도 답할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실 나도 시계에 관해서 막연히 알고 있었을뿐인데 이 책을 읽고나서 시계에 대한 정말 많은 상식을 쌓게되었다. 무브먼트의 종류라던가 스트랩의 장단점 그리고 시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등 항상 내 손목에 자리잡으며 나와 같이 생활하던 시계에 새삼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1365일 쉼 없이 움직이는 시계. 이제는 좀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다루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계에 대한 100가지 질문과 답을 읽으면서 평소에 궁금해 하던 많은 부분이 해소됨을 느끼고, 앞으로 시계를 선택할 때 더욱 많은 부분에서 꼼꼼히 살펴볼수 있을 것 같다. 명품시계를 선택할때에도 단순히 인기와 명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닌 내게 더 필요한 기능과 효용성을 따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한 번 선택하면 반영구적으로 나와 함께 할 것이니 관리방법과 주의할 점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회가 된다면 책에 소개된 스위스와 독일의 시계 박물관에 가서 많은 것들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상식을 넓혀 나가고 싶다.



특히 크로노그래프에 관한 내용은 내게 전에 없던 시계의 기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계에도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있는 것이 있는데 지금까지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모양이 좋아서 선택했을뿐 그 기능을 실제로 활용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당장 그 기능을 사용해보니 내 시계에 대한 몰랐던 부분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내 시계 기능의 십분의 일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명품이라고 해서 그냥 고이 모셔두고 조심해서 사용할 것이 아닌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함으로써 시계의 가치가 더욱 올라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라든가 스마트 워치가 기계식 시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내가 평소에 관심있어 하던 부분이라 그 내용이 더 없이 흥미롭고 좋았다. 200억원이 넘는 시계를 손에 쥔다는 것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해도 황홀하기 그지 없다. 시계의 값어치를 매긴다는 것이 어떤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가격이 주는 그 힘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스마트 워치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놀라운 기능의 다양성에 감탄했지만 정통 기계식 시계와는 분명히 다른 쪽으로 인기를 끌 요소들이라 생각했던 내 생각과 책의 내용이 비슷해 많은 공감이 들었다.

 

인간이 만든 예술품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실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시계. 크기와 모양 그리고 기능까지 천차만별인 그 오묘한 세계를 책을 읽으며 심도있게 들여다본 이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생각된다. 앞으로 나의 시계를 바라보는 눈은 어떻게 바뀌어 갈지 상당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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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홀리데이 (초대형 나하 일러스트 아트맵) - 내 생애 최고의 휴가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16
인페인터글로벌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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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단에 위치한 아열대 기후의 아름다운 섬 오키나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휴식의 편안함이 밀려오는 곳이다. 그곳을 여행하기 위해서 철저한 사전준비물로 꼽는 가장 1순위는 듬직한 여행가이드북일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오키나와를 여행하기 위한 최고의 동반자다. 섬의 곳곳을 담은 시원시원하고 정감이 넘치는 사진들은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벌써 그곳을 한 바퀴 돌아본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꼼꼼하고 자세한 설명은 일정을 계획하는데 있어 최고의 참고 자료가 되었다.

 

여행일수에 맞추어 짜놓은 가이드는 낯선 곳을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정말 추천할만하다. 핵심 관광코스와 즐길거리, 식사와 숙소, 이동 등에 관한 팁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까지. 그야말로 꽉 짜여진 일정과 조언으로 미리 가보는 여행의 흥분에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오키나와 여행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가다 보니 그 즐거움과 설렘이 벌써 나를 그곳에 데려다 준듯하고, 전에 없던 자신감까지 생긴다.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함에 있어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교통에 관한 문제였는데 이제는 그에 관한 걱정도 한숨 덜게 되었다. 책에 너무나도 상세히 교통정보가 나와 있고, 여행을 함에 있어 어떠한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할지 결정도 한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여행은 거의 대중교통만을 이용했었는데 오키나와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해 볼 생각이다.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렌터카 이용이 책을 읽다보니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히려 스스로 운전해서 돌아보는 섬의 정취가 여행의 즐거움을 몇 배로 늘려줄 것만 같은 기분에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소개되어 있는 드라이브길 BEST5를 달리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오키나와의 많은 즐길거리 중에서 특히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자전거 여행에 관한 정보이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섬의 풍광과 자전거를 탄 여행자의 모습이 낭만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자전거 대여에 관한 자세한 정보도 나와 있으니 참고해서 꼭 즐기고 싶다. 또 한 가지 나의 여행에서 큰 즐거움은 먹는 것인데, 음식에 관한 넘치는 정보들은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정갈하면서도 차분한 음식의 색이 눈으로 보기만 해도 그 식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특히 오키나와 소바와 나하 시장 뒷골목의 꼬치구이, 소룡포는 꼭 맛보고 싶다.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여유로운 오후를 즐길 수 있는 카페에 관한 정보 역시 오키나와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이다. 류큐왕국의 전통을 간직한 듯한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빙수와 커피를 맛보며 그 시간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숍들을 돌면서 하루를 보내며 쇼핑의 즐거움도 만끽하고 싶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라유와 루루룬은 보는 순간 꼭 사오고 싶어서 벌써 쇼핑리스트에 등록해 놓았다.

 

이 외에도 숙소에 대한 정보와 지역별 소개, 여행준비 컨설팅 등이 오키나와 여행을 위한 완벽한 준비를 도와준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각종 쿠폰도 꼭 챙겨서 잊지 말고 사용해야겠고, 긴급번호와 지역 축제 등 기본상식도 숙지하고 가야겠다. 책 한 권에 오키나와를 모두 담은 듯한 만족스러운 정보들이 앞으로 다가 올 나의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으니 그 고마움이 무척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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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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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에피소드 다섯 편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일상에서 약간 뒤틀린 듯한 과하지 않은 매력이 무척 큰 장점이다. 판타지 측면이 너무 강하게 되면 뭔가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기분이 들어서 픽션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테두리 없는 거울은 마치 우리의 가까운 이웃에게서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그런 느낌의 이야기들이라 더욱 강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미스터리라는 큰 주제에 상상의 허를 찌르는 치밀한 구성과 반전으로 읽는 동안 궁금증과 긴장감이 더해져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슬프게 읽는 이의 가슴을 움켜쥐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한 동안 그 여운에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특히나 등장하는 캐릭터의 개성이 모두 뚜렷해서 실제로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은 없었나 하고 책 읽는 중간 중간 생각하는 통에 독서에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의 하나코는 어렴풋이 들어 본 이야기라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자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 홀로 남은 이의 외로움, 사무치는 원한 등이 이야기 전반에 걸쳐 아주 잘 표현 되었다. 무엇보다 아무도 없는 학교라는 공간이 어찌나 무서운 분위기로 다가오던지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누군가가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공포감이란. 인과응보, 권선징악의 철칙이 아주 잘 드러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네를 타는 다리는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도시전설에 관한 이야기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소문이 퍼지고 그것에 휘둘러지는 사람들 그리고 소문은 또 다른 소문을 만들어 내고, 그것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왜일까, 나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슬픔이 복받쳐 오름을 느꼈다. 아빠, 시체가 있어요는 현실의 어려움과 미래의 불안이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주인공이 부딪히는 지금의 벽 앞에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복잡하고 힘든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난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테두리 없는 거울은 정신학적인 측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다. 누군가에 대한 큰 집착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나아가면서 결국 끔찍한 비극을 만들어내고 만다. 사람의 정신이 무너지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저지르게도 되는데, 그 결말이 너무나 우울하고 슬프다. 자신의 불행이 다른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우리의 주변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일들이라 더욱 현실적이었다. 8월의 천재지변은 다 읽고 난 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척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우정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배려가 무척 잘 드러난 수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게 되고, 나중에는 너무나 커져버려서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관심을 끌려고 했던 거짓말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을 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학교 왕따,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회인 등 지금 현시대가 겪고 있는 아픔과 문제점들이 무척 잘 투영된 이 책은 재미와 함께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도 마련해 주어서 독서의 시간이 더욱 값지고 뜻 깊게 생각되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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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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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다. 인정과 배려라는 실천하기는 쉽지만 또 한 편으로는 매우 어려운 이 두 가지를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섣달 그믐날 밤에 우동가게를 찾은 두 아이와 엄마, 형편이 어려워 우동 한 그릇을 시켜 같이 나누어 먹는 그들, 세모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우동의 양을 눈치 채지 못하게 늘려서 주는 주인 부부.

 

참으로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시간적 설정도 그렇고,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우동가게라는 공간적 설정도 매우 좋다. 그 작은 곳에서 피어나는 인정과 배려의 마음은 책을 읽는 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뭉클함을 주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한다. 짧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감동에 흔들리는 것은 그동안 세상을 너무 각박하게만 살아왔던 내 자신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아닐까 싶다.

 

항상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가게를 찾아오던 세모자가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주인부부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도 걱정과 염려하는 마음에 온갖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보이지 않는 세모자의 행방이 너무나 궁금했다. 혹시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후에 다시 재회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는 순간 그 안도의 마음은 무엇보다도 컸다. 마치 내가 이야기 속의 한 인물이 되어 그들과 함께 같은 시공간을 나누고 있는 기분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주변 가게의 상인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누는 우동가게의 그 온기 넘치면서도 화기애애한 광경이 어찌나 마음을 녹여주던지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을 정도였다. 따뜻함이라는 말이 글 속에서부터 퍼져 나와 내 온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가게가 번창해서 모든 것이 더 좋게 바뀌었음에도 변치 않고 세모자를 기다리는 낡은 테이블 하나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가슴 뭉클함을 주었다.

 

또 하나의 이야기인 마지막 손님도 우리가 자칫 잊기 쉬운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어찌 보면 무척 사무적인 관계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과자가게의 점원과 손님, 하지만 주인공인 게이코의 따뜻한 마음은 가게의 모든 직원들은 물론 손님의 마음까지도 인정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것은 또 하나의 인연의 끈이 되어 무엇보다 소중한 관계로 발전되어 간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내게 큰 감동을 준 우동 한 그릇. 인심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소설이다. 비록 자신의 처지가 여유롭지 못하더라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그 고마움의 마음을 몇 배로 돌려받는다면 그 보다 더 큰 보람이 또 어디 있을까. 나 또한 살아오면서 큰 도움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준 적이 있는데, 그때 느끼는 마음은 그 어떤 기쁨보다도 컸다. 그래서일까, 후에 성공하여 우동 가게를 찾은 세모자와 주인부부가 느꼈을 그 가슴 벅참이 내 마음에 더욱 크게 와 닿은 것이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 이야기를 항상 곁에 두고 읽으면서 마음이 메말라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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