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애미친 - 山愛美親
풀과별 지음 / 문화발전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산애미친(山愛美親)이라는 제목 그대로 저자의 산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배어있다. 산행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안전한 산행을 위한 주의 사항도 일러주고 있다. 산은 항상 제자리에 가만있지만 그렇다고 산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산의 얼굴은 정말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르다. 햇살이 비치는 따뜻한 낮 시간의 산은 평화로우며 들려오는 모든 소리도 자연의 오케스트라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러나 해가 지기 시작하면 산은 그 모습이 바뀐다. 낮에는 느낄 수 없었던 거대하고 무서운 모습으로 모든 것을 감싼다. 마음을 안정시켜주던 숲의 소리도 위협적으로 들리기 시작하고 특히 혼자서 산행을 하다가 길을 잃은 경우에는 더욱 당황하게 된다.

 

다행히 철저히 산행을 위한 복장과 비상용품을 구비한 경우에는 산에서 길을 잃고 해가 지더라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가 있다. 하지만 산을 무시하고 아무 대책 없이 길을 나선 경우에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렸을때 큰 낭패를 당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비록 가까운 동네 뒷산을 오른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등산화와 스틱 정도는 갖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또한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힘들게 올라가는 것보다 천천히 편하게 산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책의 내용이 나와 상당히 잘 맞는다. 이 책도 힘들게 산을 타는 것보다는 산책하듯 산을 즐기는 것에 대해 강조하기 때문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많은 것을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산이 연주하는 음악에 빠져 몇 시간이고 산길을 걸을 때도 있다. 오던 길을 돌아가더라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처음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와 있다. 산길을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워 가는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책에 나와 있는 산의 정보도 매우 유용했다. 앞으로 시간이 더 많아지면 주말마다 산행을 해 볼 참인데 이 정보들을 참고로 산을 찾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후지산 등반기는 무척 흥미로워서 나도 꼭 한 번 후지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였고, 금강산 산행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산행을 위한 마음가짐과 장비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해 놓은 대목도 무척 중요한 내용으로 앞으로 등산 장비를 구비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장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산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편안한 것은 좋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항상 하고 있어야 했는데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한 번은 북한산 입구까지 갔다가 조금만 산길을 걸어본다는 것이 백운대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다. 산이 끄는 힘에 잡혀서 나도 모르게 계속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이처럼 산은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하러 오라고 손짓을 한다. 그 품에 안겨본 사람은 평생 그 맛을 잊지 못해 또 산을 찾게 되는 것이다.

 

산행을 한다는 것은 휴식이요.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며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다음에 내가 또 걸어가게 될 산에서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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