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출간 당시 동년배의 작가가 내어 놓은 말들이 가슴을 메이게 했었지요
고등학교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에 산특반이 있었고 내 책상을 돌려가며 쓰던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기도 했었는데 꼭 그 친구 같기도 해서 훨씬 마음이 짠하고 그렇게 짠한 만큼 작가가 되어 나타나 준 것처럼 자랑스럽고 고맙기도 했었지요
작중에 그 선배언니의 죽음에서 숨이 턱 막혔고, 나중에 출간된 그는 언제 오는가에서 동생의 자살에서는 작가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기도 했었지요 생각없이 들어선 방에 밑이 빠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작가가 그 방에서 소리도 못내고 울고 있을 것만 같았지요
그렇지만 그 외딴방의 눅눅함과 설핏 곰팡내가 날 것 같은 그것이 지금도 그 골목에 혹은 그 때의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지 않겠나요 그래서 목이 타고 얼굴이 홧홧할 때, 가슴에 불이 일 때 그것이 우리의 가슴을 한사코 지긋이 지긋이 눌러 타버리거나 물처럼 세상에서 증발해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가끔 하늘만 보아도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닐까요
그 외딴방에서 쪽창으로 내다보던 골목 풍경을 보고 키운 스스로를 한 번 들여다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