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BL] 폐허, 악몽 (총3권/완결)
미스고 / 블루코드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던 어느 날 오후, 세계는 사라지고 폐허만 남은 도시엔 악몽과 같은 일상이 시작됩니다.

유일한 안식처인 집마저도 재가 되어버린 후,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족들을 찾기 위해 안개의 영역에 들어서고 바로 그 순간부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이어갑니다. 그렇게 남은 사람이라 불리며 그를 노리는 잔인한 패거리를 피해 다니던 중 그는 검둥이를 만나게 됩니다. 


검둥이는 패거리들만큼 무도하고 잔인한 인물입니다.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고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지만 나'에게만은 늘 원하는 곳으로 가라고 말합니다. 남은 사람인 내'가 그 악몽 같은 폐허 속의 유일한 희망인 밝은 곳을 찾아줄 것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여정을 함께하며 검둥이는 나'의 평범함에, 그 안개 속에서 아직 인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나약함이 깃든 눈동자에 집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에게 검둥이는 아직 그저 악몽의 일부일 뿐 입니다.

하지만 나'는 폐허 속에서 순수한 악인인 한중석을 만나면서 깨닫습니다. 생존을 가장해 인간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안개 속의 삶에서 밝은 곳이라는 생을 순수하게 욕망하는 검둥이와 그 욕망을 위해 생존을 가장해 자신의 광기어린 살육마저 정당화하는 한중석이 어떻게 다른 존재인지를.

 

...헤어졌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악몽 속의 유일한 해방구인 밝은 곳을 찾아 또 나아갑니다. 마치 미지의 베일에 쌓였던 것만 같았던 그 곳이 서서히 두 사람에게 정체를 내보이지만...


 폐허, 악몽의 마지막은 직접 읽어보지 않는다면 그 여운을 충분히 느끼기 어렵기에 리뷰에는 그 끝에 대해 쓰지 않으려 합니다. 단 한번 본,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밝은 곳을 다시 보기 위해 나'와 함께한 검둥이, 그리고 그 밝은 곳의 존재를 찾아내고 나에게 그 곳을 남겨주기 위해 한 선택에 그저 마음 한 구석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고 남기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내'가 검둥이의 어두운 뒷모습이 아닌, 밝은 곳에서 손을 맞잡고 함께 서 있을 수 있는 그 날의 이야기가 이어질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