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요일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21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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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노휴먼스랜드>에 이어 <네가 있는 요일>도 SF 소설로, 환경부담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7명이 하나의 신체를 공유하며 일주일 중 하루만 오프라인에서 살고 나머지 요일은 낙원이라는 가상현실 속에서 사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인간 7부제를 통해서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 7부제라는 건 말 그대로 하나의 신체를 7명이 같이 사용하는 것이다. 17세가 되면 환경부담금을 지불할 수 있는 부유층만이 공유신체가 아닌 자신의 신체로 살 수 있는 '365'가 되고, 자기 몸 하나 소유하고 유지할 돈조차 없는 이들은 인간 7부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생각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설정이지만 이 설정이 어색하지 않고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말과 행동이, 처한 상황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일 것이다.

17세가 되어 7부제로서의 삶을 시작한 수인(수요일 신체사용자 지칭) 현울림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울림은 화요일의 강지나와 관계가 좋지 않다.
강지나는 365로 살 수 있음에도 7부제로 살고 있으며, 악의에 찬 계획으로 오프라인에서 울림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인물이다. 울림은 지나를 상대로 재판까지 진행하지만 패소하고,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빌린 신체로 여울시로 떠난다.

여기까지가 1부이고, 2부에서는 여울시로 떠난 울림이 무국적자로 브로커 일을 하는 무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무재는 17세 이전에 알았던, 좋아했던 강이룬의 얼굴을 하고 있다.
무재와 울림은 보육원에서부터 친구였던 김달(임산부)과 젤리(공동양육자)와 함께 울림이 계획적으로 살해되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함께하게 된다.
결국 강지나를 찾게 되는데 악의로 가득찼던 강지나는 이미 자신이 벌인 일에 스스로 묶여 정신병원에 가둬져 있는 상태임을 발견하게 된다.
강지나의 끝이 약간 허무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결국은 강지나에 대한 복수나 사필귀정의 교훈이라기보다는 사랑과 기억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울림이 계획적으로 살해되었다는 증거를 찾아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결국 강이룬 본인으로 밝혀지는 무재와 울림의 사랑, 그리고 그들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일 뿐이다.

강이룬(무재)는 강지나의 아버지 강형운에 의해 연구되던 실험군이었고, 모든 것을 기억하는 천재였으나 자신과 같은 실험군이었던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기억을 잃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강이룬은 울림을 좋아하고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도 울림을 보내려 하지만 울림은 이를 거부하고 이룬의 곁에 남는다.

"몸을 빼앗기고 기억을 잃어도, 너와 나는 틀림없이 서로를 알아보고 어김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될 거야."

#창비 #박소영 #네가있는요일 #소설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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