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사계절 1318 문고 113
모리 에토 지음, 고향옥 옮김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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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어떤 이유로 죽은 영혼이 운좋게(?) 재도전의 기회를 갖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흘전에 음독자살한 고바야시 마코토의 몸으로 홈스테이하듯 살면서 자신이 어떤 죄를 짓고 죽었는지를 깨달으면 홈스테이가 종료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얼마 전에 봤던 '미쓰와이프'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몇 장 읽지도 않았지만 왠지 결말이 예상되어 약간 싱거운 느낌도 들었다. 

  소설은 마코토의 삶을 따라가면서 왜 마코토가 자살을 하게 되었는지 비교적 담담하게 서술한다. 처음에는 왜 자살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가족들과 마코토의 삶인데, 점차 하나씩 그 이유가 밝혀진다. 첫사랑의 원조교제, 직접 목격한 엄마의 불륜 등. 하나씩 쌓여가며 마코토를 무너뜨렸던 것이다. 


내 안에 있던 고바야시 집안의 이미지가 조금씩 색조를 바꾸어 갔다.

그것은 검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양이었다거나 하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단 한 가지 색이라고 여겼던 것이 자세히 보니 온갖 색을 감추고 있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검정도 있고 하양도 있다.

 빨강도 파랑도 노랑도 있다.

 밝은 색도 어두운 색도.

 예쁜 색도 추한 색도.

 보는 각도에 따라 어떤 색이든 될 수 있었다. (p.160)


  하지만 마코토가 자신이 아닌 홈스테이 온 남의 삶이었기에 도리어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하고 말하게 되자 마코토의 변화에 따라 주변 사람들도 마코토를 대하는 것이 점차 달라진다. 결국 사람은 한 가지 색깔로 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사람을 대할 때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만 읽으면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쉽게 훅 읽을 수 있다.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한 가지로 규정될 수 없음을, 자신에게 어떤 색이든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스쳐가듯이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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