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가부장사회의 모든 잘못을 부패한 남성사회 탓으로 돌려버리는 성급한 시도가 유행인데, 이는 엉뚱한 방향으로 사태를 호도할 위험이 있다. 여자는 원래 남자보다 너그럽고 희생을 감수하는 성숙한 존재라는 식의 해석은 상당히 불온한 쪽으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식의 가정에서 출발하면 여성은 다시 이 구제불능의 가부장제를 구원할 숙명을 떠맡게 된다. 어머니의 넓은 가슴으로 새삼스레, 엉망진창인 이 세상을 포용하기 위해 또다시 스스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묘한 덫에 걸려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는 어떤 채찍보다 효과적인 당근을 가지고 유혹하며 다시금 여성들을 착취하려는 새로운 수단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롭게 깨달아야 할 우리 자신의 "중요한 가치"는 이들이 제시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감성과 온유함, 민첩하고 섬세한 정서 등은 결코 여성의 본질이 아니라가장 인간적인 특성일 따름이다. 여성에게 이런 면모가 두드러져 보이그렇게 사육되었기 때문이다.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여성들이 지켜온 이 사회적 약점들은 이제새로운 강인함으로 밑받침이 되고 보강이 되어야 한다. 남성적 면모라고 일컬어진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을 의식적으로 개발하고 뱃심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이른바 "여성다운 면모들이 또다시왜곡되거나 엉뚱한 식으로 착취되는 일 없이 온전하게 발휘될 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때라야 비로소 남자들 역시 남성다움의강박에서 풀려나 여자들의 속성이라고 일컬어지던 가장 인간적인 본질을 회복하고자 점진적인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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