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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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랑켄슈타인의 줄거리나 기본적인 얼개 같은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완역본을 읽는 것은 오래된 숙제였고 판본 선택에 고민이 있었다. 휴머니스트의 번역과 해설을 추천받은 차에 서평단 이벤트로 좋은 독서경험을 하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1. 괴물의 외로움 – 왜 꼭 짝이어야만 하는가?
괴물이 원했던 건 사랑받는 감각, 존재의 인정이고, 사실 이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구다. 어떤 경우에서는 생득적으로 충족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괴물이 아니더라도 만연하게 좌절되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많아질수록 사회적 문제가 되지만)
그래서 괴물에게 네가 느끼는 외로움은 사회적 존재로서 느끼는 외로움이기 때문에 꼭 짝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프랑스인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싶었던 것을 생각해보자. 네 안의 결핍을 이해해야 해…) 또 같은 처지의 개체가 생긴다고 해서 서로 사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오만하기도 하고.

2. 괴물이 거부당한 이유는 흉측한 외관 때문?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두려움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은 혐오스러운 외모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약 그가 아름답거나, 최소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외모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의문점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 예가 있다.
영화 ‘가위손’ 역시 남다른 특성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누군가에게 그는 이용의 대상이고, 그로 인해 이상적인 화합을 방해받는다. 결국 단순히 추한 외모를 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또 다른 예, 엘리스데어 그레이의 <가여운 것들>의 벨라는 인간 박사의 외로움이라는 역전된 욕망의 구도로 탄생한 존재이다. ‘창조된 존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녀는 여성이라는 특성과 외모로 ‘불쌍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소비된다.
물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이 둘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는 훨씬 성장한 것으로 사회친화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이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원하는 화목하고 사랑이 넘기는 가정을 꾸릴 수 있었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 두 배의 슬픔과 분노를 느끼지는 않을지…)

3. 자신의 창조물을 사랑하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가장 비난받는 지점은 아마 그의 끝없는 회피일 것이다. 괴물을 창조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그의 비극은 끝없는 회피의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결혼식날 행복을 앗아가겠다는데 굳이굳이 식을 올려서 예견된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저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음) 그리고 모든 것이 파멸의 엔딩을 맞은 후에야 쫓아다니기 시작… 사실 그의 비극은 스스로의 원죄라고도 할 수 있기에(괴물을 만든 것, 만들고 나서 유기한 것) 단순히 박사를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손쉬운 해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과오를 마주하고 책임지는 것은 쉽지 않고, 그런 업보 짊어지는 것을 살아가는 것이 어디 프랑켄슈타인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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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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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완벽한 소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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