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김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청에서 작업한 젊은이들은 노인들과 6개월 넘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이듦과 노년에 대해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들, 어쩌면 자세히 알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잘 몰랐던 것들을 점점 더 잘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과같은 형태의 사회에서는 노년들이 친구나 동료를 갖기 어렵겠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의 인간관계가 피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경쟁하고 포장하는 관계‘였고, 그렇다 보니 진정한 친구나동료가 없는 상황이다. 노인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만나는 사람들도 ‘우리 집은…………‘, ‘우리 자식들은………’ 식의 이야기들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톡방‘을 매개로 한 노년들의 사회 교류 연구나 경로당 이용 연구에도 등장하는 주제다. 자식이 어느 직장에 다닌다, 용돈을 얼마만큼 준다. 어디 여행 가자고 한다 등 자랑거리가 있다면 노년들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근히 반복해서 말한다. - P99

자랑거리가 없는 사람들은 저들의 ‘자랑놀음‘을 그러려니 하며 들어주다가도 가끔 짜증이 치솟아 일정 시간 단톡방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아예 경로당 출입을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 자식을 매개로만 사회적 정체성을 얻을 수 있었던 노년 여성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심할 수 있다. - P100

수십 년간 역동적으로 무섭게 변하는 자연과 함께 움직이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시간 감각은 남다르다. 봄의 리듬,
여름의 리듬. 계절마다 리듬이 다르다. 파도를 타듯 계절의리듬을 타며 밭에서 ‘자라나는 것들‘의 변화를 긴 세월 애지중지 지켜온 이들의 시간 감각은, 365일 동일한 속도로일정표를 지키며 사는 도시인들에겐 어쩌면 아직 싹트지않은 감각일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아닌 땅과 몸의 지능으로 한 해 한 해 살아온 할머니들의 시간 감각은 후배 여성들에게 이런 조언으로 도착한다. "마음을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거짓 없이 진실하게 살아라. 자신을믿고 느긋하게 사는 것 그 이상은 없는 것 같아." "먼 데 걱정 땡겨 하지 말고. 안 되는 것은 잊고 살아."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