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속도 - 업무 속도를 극한까지 올리는 스피드 사고의 힘
아카바 유지 지음, 이진원 옮김 / 다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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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난 왜 일하는 속도가 이리도 더딜까. 라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일이 효율적이지 못한 이유, 능률적이지 못한 이유는 내 안에도 물론 있지만, 외부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뭐가 필요하고 중요한지 본인도 모르면서 일을 지시하는 무능력한 경영자와 상사, 과도하게 많은 서류 작업과 회의. 직설적인 원인 제시에 속이 시원해진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관점이 더 넓어질 것이다. 자신만의 탓이 아니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묘한 안도감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물론 외부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답답한 상황은 온전히 당신 때문이니, 안도감을 느껴서도 안되고 개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사람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르니 이 책을 대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이 책은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효율적으로 일을 함으로써 전체적인 삶에 여유를 찾고 그것을 계기로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보자는, 그러자면 일에 접근하는 방식을 수정할 필요도 있으니 그런 방법들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를 알려주려는 책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서 사는 일이 속도가 다는 아니지! 라는 확대 해석이나 자기합리화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느긋한 삶을 살더라도 자신의 직업에 있어서는 프로가 되어야 여러 사람이 즐거워진다. 이 책을 참고하고 따라가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 도움의 전제에는 스스로가 성장하고 싶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그저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며 어떻게든 빨리 하루가 지나가길 바라고 앉아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그저 머리만 아프게 할 뿐, 시간낭비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미리 준비하고 움직이는 사람, 참신한 방식을 찾으려 고민하는 사람,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답답하고 미련해보일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업무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다. 개인적인 경험상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면 더 많은 일을 받게 되거나 더디게 일하는 누군가의 일까지 떠안게 되는 굉장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진짜 속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오면 빠른 업무처리가 더 큰 스트레스를 만들지도 모른다.) 정량의 일만 한다는 가정 하에 업무속도가 빨라진다면,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다양한 각도에서 업무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시간에 쫓기며 당장의 일에 급급할 때와는 달리 아무래도 긍정적인 상황을 많이 마주할 것이고, 그 피드백으로 더 즐겁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건 좀 오버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쓴이의 막연한(?) 자신감을 누군가는 불편해할지도 모른다. 뭘 하면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달라진다든가 하는 약장수 같은 주장들도 군데군데 보이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하고 충분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한다. 특히 본인도 뭘 해야하는지 모르면서 애매하게 지시하고, 기억도 못하다가 부하직원 탓만 하는, 더구나 자기가 한 지시를 밥먹듯 뒤집어 재끼는 이 나라의 ​무능한 직장 상사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한 가지 함정은, 그런 사람들일수록 자신은 누구보다 유능하며 부하직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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