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6.9.10》

 

악스트 편집부 / 은행나무 / 2016-09-01
반양장본 / 248쪽 / 259*186mm / 505g

 

악스트 9·10월호가 나왔다.(흐뭇) 악스트의 빠(?)로서 당연히 기대가 된다. 호기심에 손에 들었던 악스트 창간호를 통해 나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문학에 대한 관심을 회복했고, 무엇보다 더 이상 심각하게 읽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찾아왔달까, 이전의 강박을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잡지에 뭐가 있길래 그랬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그냥 그렇게 되어서 나에겐 좋은 잡지다. 그때 다른 책을 잡았더라도 지금과 같았으려나. 그건 아닐거다.

 

이 잡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단연 다채로운 구성이다. 하지만 다채로움이 내용을 잡아먹는 일은 없다. 매 코너마다 알찬 텍스트가 자리한다. 단편소설, 연재소설, 작가의 인터뷰, 서평, 에세이, 번역문, 그리고 지난 호부터는 사진과 문학을 결합한 코너도 새롭게 등장했다. 사람에 따라 기호는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채로운 서평과 Axtstory라는 번역코너를 가장 좋아한다. 글을 읽는 행위 자체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재밌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가치를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는.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 양철북 / 2016-09-07
반양장본 / 320쪽 / 210*145mm / 372g

 

최근에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을 읽으면서 바다를 망치는 플라스틱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작은 입자로 분해되어 조류를 타고 바다 전체로 퍼진다. 플랑크톤이 섭취한 그 입자들은 생선 등으로 우리 몸 속에 축적된다. 얼마나 끔찍했던지 당분간 해산물을 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기분이 들었다. 비단 바다만의 문제는 아니지 싶다. 생활의 편의를 위해 무슨 물질인지도 모르고 써왔던 수많은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필요에 부합하는 책이 나온 것 같다. 이 책은 '플라스틱 없이 한 달 살기'를 실험하는 어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플라스틱을 향한 나의 기분은 심각할지 몰라도, 이 가족의 이야기는 그렇게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다. 책의 목차만 읽어봐도 유쾌함이 느껴진다. 엄청난 역경과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게 프로젝트를 실천해가는 이 가족의 이야기가 참 궁금하다. 지금 순간 내가 앉아 있는 책상 주변을 잠깐 돌아봐도 플라스틱 천지인데, 정말 쉽지는 않았겠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평소 무감각하게 플라스틱을 마구 써왔을 거라는 사실이다. 이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도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기대했던 것처럼 콘돔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내용이 주르르 달려 있었다. 압권은 “양의 내장을 잘 가공해 사용해 보시길!”과 “이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금욕을 하시는 게 어떨지?”라는 것이었다. 남편과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콘돔은 천연고무로 만든 것이니 석유제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 외 특별히 고려할 만한 힌트는 없었다. 비닐 포장이 되지 않은 콘돔에 대해선 그 누구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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