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 예담 / 2016-09-05
반양장본 / 256쪽 / 188*128mm(B6) / 256g

 

구병모의 새 소설이 나왔다. 아내와 사별하고, 외국에 살던 외아들도 불의의 사고로 잃은 노인이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들의 이름으로 17세 소년의 모습을 한 로봇이 배달되어 온다. 여기까지 소개를 보고 나니 뭔가 냄새가 난다. 그리고 걱정이 된다. 혹시 내가 예상하는 그 이야기를 읽게 될까 겁이 난다.
하지만 '작가의 한 마디'에 적힌 긴 문장이 내 생각을 돌려 놓았다.

 

"로봇의 감정 발생 서사는 마르고 닳도록 반복되어온 것인데 거기 하나를 더 보태도 될까 의심스러워하고, 보탠다면 뭔가 획기적으로 다른 방식이어야 하나 싶은 마음에 조심스러워하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 스스로 소재의 진부함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고민을 거친 작품일거라 짐작하게 된다. 믿게 되고, 확인하고 싶어진다. 적어도 '마르고 닳도록 반복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설렘이랄까.

 

 

 

일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다》

 

구리하라 야스시 / 서유재 / 2016-09-05
252쪽 / 193*135mm / 328g

 

웃기다고 누군가 말했다. 누군가는 어처구니없지만 다 말은 된다고, 누군가는 솔직함이 좋다고 한다. 이 책은 '사회과학 > 국제사회비평/칼럼' 으로 분류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이런 언발란스한 책들에 관심이 간다. 내가 '비평'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정관념이 박힌 탓일까.

 

웃다가 배꼽이 빠지는지는 일단 읽어봐야 알겠지만, 목차만 보더라도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나는 게 마음에 든다. 대놓고 읽히려고 쓰여진 글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궁금한 건 또 못 참으니까.
마음껏 웃으며 통쾌할 준비는 되어 있다.

 

"아아! 이것이 먹는다는 것인가. 이런 걸 쾌감이라 하는 걸까. 그 이후 나는 참는 것을 그만두었다. 어차피 부모님에게 신세를 지고 있으니 고구마든 뭐든 먹을 것은 가지고 나오면 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든가, 그런 말을 하는 놈들은 먹는 기쁨을 모르는 놈들이다. 일하지 않고도 배불리 먹고 싶다. 그리고 나는 ‘어엿한 사회인 되기’를 그만두어 버렸다."
- 『고구마 철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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