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길잡이, 개와 고양이 -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철학 동화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강수돌 옮김, 패트릭 맥도넬 그림 / 웃는돌고래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대개 복잡한 마음 속 생각이나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길을 잃곤 해요.
그러나 개나 고양이가 있어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아주 많아요.
반려 동물 덕분에 존재의 기쁨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p.60)

 

 
이 책에는 개와 고양이가 등장해요. 반려 동물을 통해 사람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말하려고 하지요. 동물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로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해요. 그에 반해 사람은 걱정과 불안과 복잡한 생각들을 만들어내서 스스로를 괴롭히지요. 우리는 흔히 사람이 동물에게 먹이와 거처를 제공하고 사랑을 나눠준다고 생각하지만, 사람 역시 동물로부터 (더 나아가 자연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때로는 배움을 얻기도 하며,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선물받는다는 걸 알고 있나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이렇게 사근거리는 말투를 써야할 것만 같다. 이 얇고 글자 수도 많지 않은 책 한 권을 읽고 내가 좀 더 착한 사람이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꼭 빼곡하게 글자가 들어차 있지 않더라도 그 이상의 의미를 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그에 더해 삽화로 글이 전달하지 못하는 직관적이고도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게 적은 분량의 텍스트로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고 깨닫고 결심하게 하는 것이, 어찌보면 효율적으로 책의 기능을 정확하게 수행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혹은 지저귀는 새들이나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을 관찰하자. 가만히,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누군가에겐 단순하고 익숙한 주제일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는 책을 읽고 나서 그 의미가 가슴으로 와닿는 느낌이 또 달랐다. 지구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난 동물이라고 우리는 스스로 믿고 있지만,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를 더욱 복잡한 세상으로 밀어넣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 잃어버린 것들, 특히 불구가 되어버린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지, 그런 상태를 치유하고 좀 더 근원적인 접근으로서 삶의 의미를 생각할 기회를 가져보자. 그렇게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또 하나의 생각은, 반려 동물을 진심으로 키우고 싶다는 것. 정말. 간절히. 안그래도 조금만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반드시 입양을 하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있었던 터에 이 책을 읽어서인지 읽은 후에 강아지와 고양이 동영상을 검색하는 시간이 더 늘었다. 그러고 보면 누군가는 이렇게 반려 동물을 간절히 원함에도 어느 누군가는 버리고, 화풀이 혹은 쾌락의 대상으로 괴롭히고 있으니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그런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인간들'('것들'이라고 하고 싶지만)이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반려 동물에게 사랑 혹은 호의를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그 작은 존재들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즐겁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지를 잊어서는 안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개와 고양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들일 뿐 우리와 함께 자연의 일부를 이루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본질'을 관찰하려는 노력은 궁극적으로 나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것들과 소통하고, 공존하는 삶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빡빡한 생활에 조금 지쳤던 요즘, 마음이 참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좋았다. 생각과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존재 자체로 즐거움을 느끼는 삶. 그 속에서는 왠지 진실된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삶에 대한 고민은 하자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멈추어서는 안되기도 하니까. 있는 그대로의 나. 존재 자체로의 나.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결국엔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