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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나를 말한다 - 꿈꾸는 사진 Vol.2
이일우 엮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진으로 나를 말한다]란 멋진 책 제목처럼 이 책에 나오는 대 부분의 사진과 그 사진과 연관 된 작가 노트는 진짜 그것이 가능한 것 처럼 느껴 지게 만든다.
사진은 이제 누구가 잘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카메라를 잘 만드는 카메라 회사 덕분이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사람은 사진 작가들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사진과 사진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말하는 이들은 바로 사진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표지 사진은 세 번이나 전시회를 가졌던 장유정 사진작가의 사진이다. 이 사진은 정말 independent Reality 전에 전시된 사진이라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독립적인 공간을 다양하게 작가가 의도하고, 구성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에 소개된 사진 작품들이 보통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 가장 큰 구별이 되는 점에 사진 한 장이 그 작품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작가는 200개에서 300개의 사진을 작은 조각으로 오려 붙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 작품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형식의 회화가 아닐 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만큼 사진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와 도전, 그리고 모험이 이번 사진집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대 부분의 사진들이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개인적으로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원성원씨의 1978년 일곱살 시리즈를 꼽을 것 같다.
이 작품은 내가 살았던 나의 유년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건물들이 마치 온갖 군상들이 모여 사는 세상사회를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곱살-오줌싸개의 빨래에서 빨래들은 아마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상처와 수고와 짐을 의미하는 듯 하고, 오줌싸개는 그러한 고통을 덜어 주는 순수한 아이들을 의미하는 듯 하다.
특히 이 시리즈 중에 일곱살 - 엄마의 고향 바다 라는 작품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독창성을 엿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이다. 바다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연결 되어, 앞 집에 갈려고 하면, 그 바닷물을 건너 가야하며, 바다의 해파리와 불가사리들이 집 대문 앞에 널려 있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인생에도 수 많은 다양한 일들이 일어 난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듯 하다.
윤 현선작가의 momento 시리즈는 정말 난해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랑도, 섹스도, 죽음도 남의 일이라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며, 자극적인 수 많은 사진들을 매우 작게 하여, 사진의 곳곳에 심어 놓은 작품들은 마치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으로 이러한 복잡한 심리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든 상상한다면 가능하다는 표현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로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난 것 같기도 하다.
사직 작품이 회화를 능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