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V양사건 #고정순 #버지니아울프 #아름드리미디어 #길벗어린이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소설 <불가사의한 V양 사건>과 고정순 작가의 그림이 만났습니다. 존재감을 잃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몹시 궁금해하며 책을 열었습니다.책을 읽으면서 문득 황정은의 단편소설 연년세세에 나오는 순자(주인공 이순일의 원래 이름)가 떠오릅니다. 순자는 우리나라의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광복 직후부터 한국전쟁을 겪고 현재의 경제 기반을 닦는 시기에 젊음을 보냈던 우리의 어머니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녀들에게도 결혼과 인생이 있었지만, 그녀들의 아픔과 고통은 당연시 되다 못해 무시되기도 했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의식이 발전하고 인권이 존중되기 시작하면서 양성평등 사회가 되다보니 그녀들의 그림자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V양 사건을 런던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개했지만, 세상 곳곳에 있는 그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역설한 것이 아닐까요?의자를 쳐서 바닥에 쓰러뜨려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던 납작한 인생....그녀들을 찾아가보지만 보이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인생....결혼만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직업이었으나 그 직업을 얻지 못한 인생...그녀들의 흔적을 고정순 작가는 미스테리하고 답답하며 아득하게 표현했습니다.그림속의 그녀들을 더듬어보면 그곳에 있지만 그곳에 없는 듯 합니다.몇 번이고 다시 책을 펼치고 그림을 보지만 그녀들을 만나지 못하는 기분이 듭니다.지금은 V양/V군이 없을까요?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내 이름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무관심 속 철저히 고독해지는 인간성을 다시 찾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불가사의한 V양은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어쩌면 더욱 고독해질 미래에 말이죠.AI시대에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그것을 위해 깊이 생각해보고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책을 보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