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읽어봐야할 책

토지 (반양장) -전16권
박경리 지음 / 솔출판사 / 1993년 6월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에는 방대한 양에 조금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것은 나에 대한 도전의 의미이기도 했다. 처음 고1 때 토지 1권을 접했다. 두껍고, 빽빽이 써있는 글씨에 처음에는 이 책의 재미를 느 끼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부터 나는 이 책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특히 4세대에 이어지는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읽는 권수가 뒤로 갈수록 바라보기만 하는 방관자가 아니라 그 속에 내가 스며들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 방대한 분량의 대하소설은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4세대에 걸친 그 수많은 인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짧은 소견으로 보기에, 작가는 작품 속 모든 인물들에 대해 따뜻한 어머니와 같은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작가는 모든 인물들이 살아가는 바탕인 토지와도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 작품 속 어떤 인물도 완벽한 인물들은 없다. 각각의 인물들은 나름대로의 삶의 아픔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러한 모습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각은, 읽는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나의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라고는 것 같은 따뜻한 시각을 갖게 한다. 삶,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고나 할까..?

나는 게으른 까닭에 이 책을 참 오랜 기간 읽었다. 고1때 토지 1권을 읽은 후로 손을 놓고 있다가 대학 1학년에서 2학년 사이, 띄엄띄엄 16권의 분량을 다 읽었다. 매 순간순간..오랫만에 책을 접할 때에도 이 책은 나에게 아주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으로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또한 작가의 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그린 방대한 시각에 책을 읽을 때마다 놀랐다. 책이 부담된다면, 16권 중의 아무 책이나 따로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각 16권은 그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보니까..

16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는..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독립운동을 하는 인물들의 모습, 갈등 등이 많이 나오는데, 물론 그들의 목표는 광복이라 할지라도, 그 후의 문제들까지 다뤄주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