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은 비존재이며, 존재의 어떤 부분도 비존재가 아니다. 왜냐하면 엄밀한의미에서 존재하는 것은 완전히 꽉 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전히꽉 찬 것은 하나만 있지 않고, 그 수가 무한에 이를 만큼 여럿인데 크기가 아주작아서 볼 수 없을 뿐이다. 완전히 꽉 찬 여럿이 빈 공간(빈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속에서 운동한다. 여럿이 모이면 생성이 일어나는 반면, 여럿이 분리되면 소멸에 이른다. 게다가 여럿은 하나가 아니기에 접촉할 기회가 올 때마다 작용을 가하고 작용을 받으며, 함께 모여 서로 뒤엉키면서 생성한다. 다른 한편 순수한 의미에서 하나는 결코 여럿이 될 수 없으며, 순수한 여럿에서 하나가 생길 수도 없다. 그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