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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범우사상신서 3
에리히 프롬 지음. 방곤,최혁순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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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의 에세이 중에 대표적으로 '사치의 바벨탑'이라는 글이 있다.(전혜린-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여성들이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며 존재를 추구하는 삶을 살지 않고, 소비라는 수단 즉 예쁜 옷이라던가 비싼 가방 신발 등등의 물질만을 추구함으로써 스스로 비 본질적인 삶에 빠져서 그 삶이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줄 것 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러한 소유욕은 욕심을 부릴수록 사라지지 않고, 더욱 증폭된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는 전혜린이 말한 여자의 소유욕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팽배해 있는 소유 관념과 그로 인한 인간 소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우리는 두 가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앞의 전혜린이 언급한 예처럼 소유물들을 많이 모음 으로써 만족할 것이냐, 아니면 스스로 물질에 의지하지 않고, 정신적인 순수성으로 이루어진 존재적 삶의 양식을 선택할 것이냐가 그것이다. 물론 후자가 우리의 장수(?)와 마음의 평안에 이로움은 이 책의 논리정연한 근거에 의해 밝혀 진다.

프롬의 책을 읽을 수록 느끼는 것은 그의 풍부한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애정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있다.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많큼 그는 학자로써의 냉철한 시각과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있다. 비록 그의 주장의 하나의 학파를 형성하지 못하고, 그가 주장했던 삶의 방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지만, 그의 학문은 우리 인간세상의 모순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도 여자들이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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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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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전혜린인데, 막상 서평을 쓸려고 하면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점을 꼭 제시할 수 없을 만큼 그의 모든 점이 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의 글은 읽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그대로 느끼기만 해도 그 감동이 뼛 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이다. 앞에서 그가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의 여성 교육이 시작된 이례로 그녀만큼 뛰어난 정신을 소유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고 나는 자부한다. 그녀가 죽은지 40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저작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시대를 앞서가는 그녀의 성찰성 때문일 것이다.

첫번째 에세이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는 그녀가 죽기 직전 출간을 앞두고 썼던 에세이다. 두 번째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는 그녀의 일기와 서간집에서 발최한 글들을 편집해서 출판한 것이다. (이미지에 나온 사진은 구판이고, 최근에 신판이 나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기와 서간집을 추천한다. 그녀의 고뇌한 흔적, 지적 향기는 그녀의 일기에서 더 강렬한 빛을 발한다.

전혜린은 한국 여성 최초로 독일 유학을 갔다온 사실 말고도, 그 의문스런 죽음으로 더 알려져 있다. 사인은 자살이라고 한다. 그의 일기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고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녀의 삶 대부분은 죽음에 대한 의문으로 그 생을 이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길게 쓰고 싶지 않다. 그녀의 저작들은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보지 말고, 꼭 사서 조금씩 음미해 보길 바란다. 사실 한 번 읽는 것으로 그녀를 알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알아갈 가치가 있는 여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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