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안경 여드름 돼지
김희윤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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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성 리뷰이니 주의해주세요.

 

 

이 책의 분류를 로맨스 소설로 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사랑 하나 없는 피폐물도, 로맨스가 들어가있지 않는 여주 판타지도 로설로 들어가 있는거에 의문을 가진 적은 없는데 이건 잘 모르겠어요.

남주인공인 오덕구는 제목 그대로 안경 여드름 돼지입니다. 160이 채 안되는 키에 80kg 가까이 나가는 몸무게라고 작중에 서술될만큼 키도 작고 뚱뚱하고, 그런 본인의 모습을 고쳐보려는 노력조차 거의 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면 두 배로 먹는다고도 하네요. 땅에 떨어진 음식이나 벌레를 씹어먹는다고도 서술되더군요.

성격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할머니의 리어카를 뒤에서 밀어 줄 정도로는 좋습니다만, 여자 상대로는 굉장히 찌질한 성격이에요.

월드컵 때문에 흥이 돋았다고 자기를 괴롭히는 일진의 여자친구를 멋대로 끌어안았다가 얻어맞고, 거기서 반성은 못할망정 다른 소녀를 강제로 끌어안고 힘으로 안놔주고 있다가 결국 울리기도 합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술 먹고 후배에게 억지로 러브샷도 강요해요. 싫다는 후배에게 쟤도 날 좋아한다고, 부끄러우니까 저러는거라는 막말도 서슴없이 합니다. 외모 뿐 아니라 성격도 찌질해요.

직업도... 그냥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전문대를 졸업해서 사회복지학과 자격증은 땄지만 편의점에서 일하는걸로 먹고삽니다. 여기 남주의 장점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여주는 남주와 아주 어릴때부터 알고 지낸 루비라는 여자입니다. 어릴 땐 좀 친했다가 크면서 서먹해지고,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다시 조금씩 친해지다가 사귑니다만 왜 여주가 남주같은 사람이랑 사귀는지 모르겠어요. 여주랑 남주가 걸어 온 길을 보면 외모, 성적, 직업 등등 정말 정 반대의 사람이거든요.

 

남주는 술을 먹고 여주에게 고백을 합니다. 왜 남주가 하는 저런 행동은 늘 술김인지 모르겠어요. 평소 찌질한 성격때문에 표출하지 못하는걸 술기운을 빌어 막 지르고 보는 것 같아서 정말 별로였어요.

여주는 처음에는 남주의 고백을 거절하지만, 다음 축구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이기면 남주와 사귀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축구에서는 대한민국이 졌지만 여주가 갑자기 남주 볼에 뽀뽀하면서 둘은 사귀게 되는데... 감정의 개연성을 모르겠어요.

여주는 분명 처음엔 뚱뚱하고 찌질한 남주가 부끄러운 듯 했고, 서로 서먹해졌는데 어디에서 남주와 사귈 마음을 먹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흔치 않은 남주시점이기도 합니다만 여주 시점은 끝까지 나오질 않고, 남주에게 딱히 변화도 없습니다. 남주는 여전히 찌질한 성격에, 안경 여드름 돼지라는 외양 그대로예요. 남주 성장물로도 여러모로 아쉬운 소설이에요.

축구 이야기도 정말 많습니다. 솔직히 남주 성장물이나 로맨스 소설이라기보단 그냥 축구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에 뜬금없이 여자 하나가 끼워진 것 같아요. 저는 이 소설의 주제나 의의를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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