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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뜰에서 ㅣ 작은 곰자리 64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3월
평점 :
이전에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라는 동화를 접한 뒤 조던 스콧의 팬이 되었다. 마침 #책읽는곰 에서 조던 스콧의 신작을 전해줬다. 작가는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으면서 가장 사랑을 잘 말하는 글을 쓴다. 작가의 글은 어린 시절 자신이 받은 사랑을 귀히 여기고 마음에 간직해 두었다가 나와 닮은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는 재주가 있다. 나는 어린이는 아니지만 사랑을 사랑이라 정의하지 않는 작가의 섬세함에 감동을 받는다.
류이치사카모토의 사진을 보며 그의 음악을 듣는데 사진 속 그가 마치 살아 음악을 감상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유튜브의 알고리즘과 SNS의 이슈가 그의 생을 증명하듯 그를 애도하며 그가 남긴 음악으로 그의 숨을 느끼는 것. 마음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할머니와 함께한 삶을 추억한 글을 쓴 작가는 지금 자신의 아이들과 비가 오는 날이면 지렁이를 줍는다. 할머니의 숨결은 그가 살아가는 지금의 생애에 다시 살고 또 그와 함께 추억을 나눈 자녀들을 통해 살아질 것이다.
마음이란 "내가 주울 수 있는 모든 지렁이를 줍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