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이웃
서수진 지음 / 읻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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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가 서수진>

한겨레 문학상 스물 다섯 번째 수상작 《코리안 티처》로 이름을 알린, 서수진은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그녀의 신작 《다정한 이웃》을 읻다 서포터즈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감사히 친필 사인까지 함께 받았다..!)


<소개 : 다정한 이웃>

호주에 살고 있는 도은은 자신의 집에 한인 교민 이웃들을 초대한다. 도은은 남편을 데리러 오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도은의 남편 후이는 옆에 보이지 않는다. 그때 이웃들은 후이에 대해 온갖 추측을 한다. 그리고 조금씩 숨겨져 있던 가정들의 불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결말: 도망과 도망>

여성들은 모두 도망칠 곳이 없어 호주에 왔다.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온 호주에서 그녀들은 더이상 돌아갈 곳이, 도망칠 곳이 없다. 여성들은 아무 곳도 갈 수 없기에 문제 행동(마약, 불륜, 폭력 등)을 하는 남성들을 참고 있었다.

아이을 위해서 참는 여성과 돈을 위해서 참는 여성과 친구를 위해 참는 여성이 있다. 그들은 모두 끝내 남성들을 쫓아가 자신의 감정들을 폭발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도망칠 곳 없는 사람들이다.

반면, 소설 속 남성들은 초반부와 다르게 모두 도망치려 애쓴다. 소설 속 남성들은 여성들을 협박하고 폭력하며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후반부, 후이는 도은에게 책임을 미루고 도망갔으며, 레오 또한 딸을 데리고 도망친다. 혹은 그들은 어머니에게로 도망친다. 그들은 끝내 자신들의 허점이 드러나자 한없이 약해진다.

<장점: 술술 읽히는 소설>

《다정한 이웃》의 가장 큰 장점은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몽땅 읽어버렸다. 나는 외국 소설보다 한국 소설을 애정하는데, 그 이유는 읽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 소설을 중간에 안 읽혀 턱 막히는 문장들이 많다. 그러나 서수진의 《다정한 이웃》처럼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자연스레 뒷장을 넘기게 된다. 어가볍게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장점: 욕망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소설은 개개인의 욕망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 없다. 대부분 소설은 우리가 모르는 미묘한 구석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하지만, 《다정한 이웃》은 아는 불행들로 우리의 공감과 분노를 일으킨다. 그 분노를 결국 여성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가령 남편의 마약으로 힘들어하는 아내가 있다고 해보자. 이 상황에서 독자들은 아내가 되어 소설에서 느끼는 여성들의 분노에 동참한다. 변명을 하는 남편에게 욕을 퍼붓기도 하고, 답답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후반부, 참아왔던 여성들의 폭발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후련하게 다가온다.

<아쉬운 점: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방법>

소설 속에 술, 마약, 불륜, 도박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다수 등장한다. 《다정한 이웃》에선 자극적인 소재들을 뻔하게 활용했다.

이야기에서 자극적인 소재들은 흔히 불행의 요소로 활용된다. 술로 인한 불행, 마약으로 인한 불행 등 우리는 그 소재들을 통해 한 사람이, 한 가정이 망해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정확히는 한국 막장드라마에서, 자극적인 드라마에서 아주 잘 활용한다. 작가는 대중들이 잘 아는 맛으로 불행들을 재조명했다.

현실에서 술, 마약 등이 가정 내 당연한 불행처럼 보일 만큼 소설 속에서 조심히 다루지 않은 점이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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