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겉표지 -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이 글 귀를 보고 일단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책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한 동안 책을 응시한 기억이
있다.
[슬픈 거인] , 표지속 팔 벌린 그림자 같은 그림_
탈을 쓰고 흥겹게 춤을 추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도시 속 홍보용으로 나오는
펄럭이는 풍선인형처럼도 보였다. 그런 와중에 짙은 색으로 그려진 팔 벌린 그림에서는 아이를 반기는 엄마의 그림자도
보이고....

【아무개 엄마와 아버지로 불리는 순간부터 아이는 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날마다 내
눈앞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 그 아이와의 관계는 나의 실존이기도 한 것이다. 아이라는 거울이 되비추는 내 모습을 동화 속에서 다시 한번 음미하는
작업, 혹은 아이와 더불어 자라는 일,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내 안의 슬픈 거인을 만나는 일, 행복해지려면
죽을 때 까지 성장해야 하는숙명을 타고난 인간에게 그 것은 정녕 행운이다.】- 작가의 서문 中
거인이 슬픈 까닭은 몸집이 너무 커져서
집나무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상력의 유쾌한 확장 속에서 신나게
놀고있는 아이들의 집이자 놀이터인 그 나무를 엿보는 그 거인의 눈은 부러움, 호기심, 열등감 등 몇 가지 감정이 뒤섞여있다.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단지
시간이 흘러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인간은 언어로 소통하면서 질서와 규칙의
세계속에서 생존법을 익힌다. 누구나 세상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 가야 하므로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 것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일까?
언어로 표현이 안되는 자기 감정을 억압해
버릴 수 밖에 없다. 그 남아있는 감정들을 담아내는 것이 작가의 몫이고, 독자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 억압되었던 감정을 보살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그
나이를 살아가는 특수한 내면세계를 다룬 문학이 필요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이 될지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막막하가ㅔ 살아가는 성장기 아이들의
곁을 지키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어린이, 청소년 문학이다." " 마음에 조금씩 근육을 만들어 나가는 그 여리고 여리고 나약한 주인공의 내면에
마음껏 공감할 귄리가있다." (P12 ) 라고 말한다.
이 귄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게 놓아주는
징검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있는 어느 순간에 내 손에는
메모장과 연필이 들려 있었다.
간간히 줄도 치기도 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작품들, 처음들어 보는 작품들에 대해 제목을 적고 있었다.
그동안 권장도서, 추천도서에 의지해서
책을 골라 주었던 내 게 따끔한 회초리가 종아리를 치는 듯 하다.
여러작품을 실 예로 들어 독자의 이해를
높혔다.다양한 작품들을 비교하며 좋은 점, 부족한 점을 나열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1. 아이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2. 어린이 문학 속의
페미니즘
3. 흑과 백, 그리고 그
사이
4. 애니메이션 세계 명작, 무엇이
문제인가?
5. 다이제스트, 무엇을 어떻게 줄이고
있나?
이런 목차로 단계별로 독자의 궁금증에
답변을 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 주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에 맞게 어린이 눈높이와 정서에 맞게 구성되어 있는지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뒤통수를 몇 대 맞은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손 안닿는 등 뒤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은 것 같다.
특히 공감했던 것은 차트4와 차트
5였다.
나 어릴적에도 애니메이션 세계명작을
읽었고, 내 아이들에게도 읽혔었다. 물론 빨리 많은 양의 명작을 읽힌 다는
생각에 다이제스트 판을 많아 봤던 것 같다. 아니 다이제스트 판인 줄도 모르고 그
내용이 전부인 줄 알고 읽었던 책들도 많다.
유치원에서 우리 아이가 연극까지 했던
'아기돼지 삼형제' 와 ' 피노키오' 에 대해 제대로 접근 해 본 것이 이 번이 처음인 것 같다.
원작 작품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축약되고 변질 되어 가는 과정이 놀랍게 다가왔다. 피노키오 원작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내용이 명작이라는 거야하고 반문했던 지난 시간이 부끄럽게 다가왔다.
난 어린이 문학을
좋아한다.
어렵지 않은 단어의 선택과 구구절절 늘어
놓는 작가의 서설이 짧아서 이기도 했다. 책 내용이 짧아도 그 속에 담겨있는 철학과 작은 우주의 이치를 거스리지 않아서 였던 거 같다.
이 번
【슬픈 거인】을 읽으며 좀 더 어린이 문학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한 뼘이상 자란거 같다. 한 번 읽고 쌓아 두는 그러 ㄴ책이 아니고
곁에 두고 지속적으로 열어보고 싶은 책이다.
단순히 어린이 책을 잘 고르는 기술적인
방법만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이야기 책이 주는 정서 공감과 부모의 마음까지 공감해주는 책이다. 어른이라면 특히 아이들과
생활하는 부모, 선생님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