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아빠, 여기 우산 써요."

" 우산도 작은데 뭘! 아빠는 괜찮아."


늘 그랬다.

아빠는 항상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 우산으로는 아빠의 어꺠를 다 가두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두 어깨가 내 우산속으로 들어왔다.


그 날...


그 날을 다시 기억하며 책을 펼쳤다. 




퇴직한 아빠의 일상을 눈여겨 들여다 보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책 뒷표지 이야기처럼 

모든 것이 괜찮은 즐 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안부를 물은 건 언제인가요?



윤여준 쓰고 그림

이야기를 만들고 전시를 기획한다. 동양화와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쉬이 보이지 않거나 꼬여있는 것, 불분명하게엉켜있는 것을 좋아한다.

부끄러움이 많지만 필요할 때 목소리를 더하기 위해 힘을 비축하며 살아가는 윤여준님이다.

함께 쓴 에세이 <<그때, 우리 할머니>>가 있다.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는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다.


펴낸 곳 도서출판 키다리




어지럽게 흐트러진 신발은 제 주인을 찾아 각자의 일상을 찾아 집을 나서고,

이젠 집에는 아버지의 일상만 남아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

비좁은 어깨, 불룩 튀어나온 옆구리에는 쓸쓸함만 가득해보인다.


항상 가장 먼저 집을 나서고 집에 머문 시간이 가장 짧았던 아버지.

일 년 전 어느날, 아빠는 퇴직을 하고 집에 가장 오래 머물게 되었다.



비맞는 아빠에게 우산을 씌워 주려는 딸.

그러나, 아빠는 딸의 우산을 함께 쓰지 않았다.

딸의 우산은 늘 작게 만 보였을 것이다.

아빠는 딸의 우산보다 비에 젖는 당신의 웃옷이 편했을 지도 모른다.


늘 혼자서 견뎌야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온 몸으로 비에 흠뻑 젖어도 아버지는 괜찮은 줄 알았다.


내 우산으로는  아버지의 넓은 어깨가 절대로 다 가둬지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길래 아버지의 어깨가 좁아졌을까? 



"여기 우산"

"괜찮다니까"

"같이 써요. 이젠 제우산도 제법 커요."



아빠, 국 맛있다.

네가 밥 먹고 가니까 좋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커다란 우산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던 계기가 되었다.

한 번 보고, 쉽게 덮어버릴 수 없는 그림책 이었다.

되새김질 하듯 보고 또 보게 되고 생각이 많아졌다.


나도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와는 또 다른 아버지의 무게.

평생 가족을 위해 작은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일상을 지켜낸

 이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잔잔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그림책을 쓰고 그린 윤여준 작가, 멋지게 편집하여 펴낸 키다리 출판사, 그림책을 만나게 해준 허니에듀.

모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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