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에 입술을 달아주고 에세이&
이근화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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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근화는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병원에 계신 노모를 걱정하고 돌보는 딸이자, 시를 쓰는 시인이자, 강단에 서는 사회인이다.

《작은 것들에 입술을 달아주고》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일상을 살다 느끼는 작고 소소해서 무심결에 흘려보내곤 하는 것들과 일들에 대한 소회를 담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글 안에서 이근화라는 사람의 강단이 보인다.
네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며 겪는 엄마로서 여자로서 미치지않기 위해 커피를 털어넣는다며 고단함을 토로한다. 사랑의 이름으로 엄마를, 아내를 부려먹는 것을 당연히 여기지 말 것을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단호하고 똑부러진 성격이 엿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개척한 여성들의 강인한 정신들을 언젠가는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한다. 나도 모르게 책을 시작하기 전 보았던 사진속 작가의 인상이 너무나 부드럽고 우아한 웃음을 담고 있었기에, 마치 손에 물 한 방울 안묻히고 살아왔거나 세상 꽃밭으로만 살아온 듯, 엄마의 지극한 모성을 강조하는 광고에서 나올 법한 그런 글들을 무심결에 예상했었나보다. 육아와 결혼생활을 통해 숨겨진 거친 면모를 재발견하고 육성시킨 그냥 보통의 엄마같아 당황했다, 반성했다, 그리고나서 재미있었다.

작가는 성숙한 딸이자, 세상 소소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배우기도 하는 사람이다. 아프신 노모를 돌보기 위해 근거리에 이사를 하고, 어머니에 대해 생각한다. 엄마와 딸의 관계와 달리, 할머니와 손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한 대를 걸쳐 이어진 관계이기에 무한한 애정과 신뢰의 관계인 그 둘의 관계를 써내려가는 글 안에는 엄마가 된 딸의 이해와 감사가 담겨있다.

하루 걸러 하루 비가 왔다 해가 쨍쨍 하다 오락가락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은 선선하니 시원해 글 읽기 좋고, 해가 쨍쨍한 날은 어제 못한 빨래를 널어 말리며 개운한 마음으로 한숨돌리기 좋다. 이 변덕스런 날들 안에서 잠시잠깐 커피한잔, 한 손에 쥐어쥐는 《작은 것들에 입술을 달아주고》를 들고앉아 작가와 함께 작고 소소한 일상을 감상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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